송암 탄신 100주년 기념집 출간...미술관이 된 그의 집으로 초대합니다
▲ <松巖 그 집으로의 초대> 송암문화재단 192쪽, 비매품
"평생 모은 소장품은 애인과도 같아요. 컬렉터가 아니면 모를 마음이죠.그걸 인천시에 기증하신거죠. 이전까지 인천엔 미술관다운 미술관이 없었어요. 애인 뺏기길 자처하며 송암미술관 기증 후에도 좋은 작품들을 궁비에 그 안을 더 채웠어요. 겸재의 '노송영지도'를 경매를 통해 5억원 정도에 구입해서는 또 기증하시더라고요. 북한작품도 열심히 수집하셨어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수집을 통해 채우셨던 것 같아요. 아주 품격이 높은 분이셨어요. 진정한 거인이셨습니다."(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

"소탈하면서도 호방한 분이셨어요. 사람들을 대하실 때 당신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씀을 곧이곧대로 하니까 참 마음 편하게 받아들이면서 진심을 알겠더라고요. 그래서 회장님이 야단치셔도 크게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어요. 참 편안하게 사람을 안고 가시는 분이구나, 라고 느꼈어요. 뵐수록 존경의 마음도 생겼고요."(조우성 인천시립박물관 관장)

OCI(옛 동양화학)의 창업주 송암(松巖) 이회림(1917∼2007) 회장이 지난 12일 탄신 100주년을 맞았다.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 회장을 바다와 같은 아량과 사람과 사회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진 사람으로 회상한다.

송암 선생 탄신 100주년을 기념해 펴낸 책 <松巖 그 집으로의 초대>(송암문화재단·192쪽)는 송암의 일생과 사진, 유품, 전시작품을 소개한 기념집이다.

'마지막 개성상인'으로 일컬어지는 송암 선생은 개성에서 태어나 신용·검소·성실 등 3대 덕목을 중시했으며, 기업가로서 평소 신용과 기업윤리를 목숨처럼 강조했다. 1960년대 들어 화학 산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인천시 남구 학익동 앞의 바다를 매립, 80만평의 공단 부지를 조성하며 불모지였던 화학 산업을 국내 최초로 개척한다. 이후 40여년동안 화학 산업에 매진해 현재 재계 서열 24위인 OCI를 키워냈다. 송암 선생은 또 학교법인 송도학원 이사장으로 인천 송도 중·고등학교를 지원하고 장학사업을 펼쳤으며 한국 고미술에 대한 애정으로 평생 수집한 문화재 8400여점을 보유한 송암미술관(인천 남구 학익동)을 건립, 2005년 인천시에 기증하는 등 문화예술사업에도 헌신했다.

송암 선생은 독립운동을 하다가 인천에서 두 차례나 옥고를 치른 백범 김구 선생의 동상을 인천대공원에 조성하면서 민족정기를 더욱 뿌리 깊게 했으며 인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지금 후배들이 사용하고 있는 신축건물의 토대를 조성해 주기도 했다. 선생의 대를 이어 현 이수영 회장이 그 자리를 맡아 인천상공업계를 크게 발전시키기도 했다.

한편, 평생 수집한 고미술품을 보유한 송암미술관(인천시립미술관 분관)을 인천에 기증한 송암 선생의 기념전시회가 서울 종로 OCI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7월 1일까지 열리는 '그 집'전은 '미술관이 된 그의 집으로 초대한다'는 콘셉트로 송암의 한국미술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 전시회다. 조선 도자와 민화 등 고인이 사랑하던 고미술품과 북한 유화 소장품, OCI가 후원한 작가 8인의 창작품 30여점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비매품 032-440-6770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