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남자, 남은 남자...두 사람 이야기
▲ <두 남자 이야기> 최낙정 함께북스 280쪽, 1만5000원
최낙정 前장관이 말하는 노무현·문재인 대통령
"철학·원칙은 공유하지만 실현 스타일은 대조적"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 참여한다. 문 대통령은 앞서 21일 경남 양산 사저로 가 내각 인선 등 정국구상의 시간을 가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생전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그 사람의 됨됨이를 보려면 옆의 친구를 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제가 아주 존경하는, 나이는 저 보다 적은 아주 믿음직한 친구, 문재인을 제 친구로 둔 것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나는 대통령감이 됩니다. 문재인 같은 친구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남자 이야기>(함께북스·280쪽)는 너무 다르면서 너무 같은 대통령들의 이야기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현 대통령. 전 해수부장관을 역임한 저자 최낙정은 두 사람은 철학과 원칙은 공유하지만 실현하는 스타일이 상당히 대조적이라고 말한다. 쉬운 말로 노무현은 '나쁜 남자' 같았고, 문재인은 '착한 교회오빠'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노무현은 정치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자 했고 문재인은 뒤에서 조용히 묵묵히 도와주는 사람이었다. 대통령과 정무수석, 그리고 비서실장을 하면서도 노무현은 늘 정치적 사고를 저질렀고 문재인은 이를 말리거나 수습하기에 바빴다. 그들은 사전에 모든 것을 상의했고 문재인은 노무현의 앞서가는 생각을 다듬고 속도를 조절하기도 했다.

정치인들을 불신한다는 저자는 그러나 정치인들에 대한 자신의 고정관념을 깨어 준 사람이 노무현이었다고 밝힌다. 만나면 만날수록 더 멋지고 훌륭한 정치인의 참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이성을 사랑하는 감정에 빠진 것 같았다"며 "인간적으로 이렇게 멋지고 재미있고 철학과 원칙,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진 사람을 내가 상관으로 만나다니 정말 흥분되는 순간들"이었다고까지 극찬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노무현과의 만남을 통해 문재인을 알았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노무현이 문재인을 친구라고 했지만 문재인은 노무현을 공손하게 상관으로 모셨으며 둘은 정말 대조적이면서도 가잘 잘 어울리는 환상적인의 콤비로 보였다"며 두 사람의 공통점으로 부끄러움을 무척 잘 탄다고 했다.

저자는 "영원히 노무현 대통령의 친구로 남고 자유로운 삶을 추구했던 문재인은 친구의 운명 앞에서, 그 역시 운명이라는 역사의 부름에 응답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며 "그가 지난 2012년에는 운명에 순응해 끌려 나왔다면, 2017년에는 운명을 개척하고자 스스로 나왔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단언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국민과 더불어 이 캄캄한 터널을 멋지게 통과할 것입니다."

1만5000원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