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호가들> 정영수 창비 230쪽, 1만2000원
2014년 창비신인소설상으로 등단,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정영수가 첫 소설집 <애호가들>(창비·230쪽)을 펴 냈다.

이 책은 정영수의 등단작부터 2016년 가을까지 쓴 작품을 묶은 소설집이다. '어느 고요한 순간에 느껴지는 매력적인 서정성과 유머'의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은 등단작 '레바논의 밤'과 2015년 10월 문지문학상 이달의 소설로 선정된 '애호가들'을 포함해 8편의 작품이 수록됐다.

작가는 책에서 "삶을 통째로 견뎌내는 듯한 감각"을 드러내며 인물과 세계의 본질적인 불화를 예민하게 그려낸다.

'하나의 미래'에선 수면제를 나눠 먹던 고등학생의 죽음에 그녀의 아버지를 떠올리며 그녀에게 있을 수도 있었던 미래를 생각하고, '여름의 궤적'에선 오래전에 이혼한 아내를 다시 만나 함께 멸종한 동물의 뼈를 보며 아득한 미래에 대해 떠올리는 식이다.

빛나는 순간만으로 채워진 삶은 없을 터, 우리가 직면하는 삶의 고독과 지루함은 끝이 없지만 그러므로 짧은 구원의 순간이 필요하고, 삶은 또 수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움직이게 된다는 것을 <애호가들>은 이야기한다. 1만2000원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