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우 정치2부 차장
'파격' '신선' '소탈' '기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4일 동안 보여준 행보에 대한 국민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워낙 전임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가 강했던 탓에 문 대통령의 사소한 행보조차 국민적 관심사가 되는 건 어쩔 수 없어 보인다.

문 대통령은 10일 정오 국회 로텐더홀에서 가진 간소한 취임선서로 대통령 직무를 시작했다. 공식 초청인사가 아닌 일반 시민이 취임선서를 마치고 나오는 대통령과 '셀카'를 찍는가 하면,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국회 본청 출입도 허용되는 '낮은 경호'도 낯선 장면이었다.
앞서 야당을 찾아가 국정운영에 협조를 요청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정부 첫 인선 발표에도 직접 나섰다.

둘째날 오찬에는 청와대 참모진과 함께 재킷을 벗고 '겸상'했고, 커피컵를 손에 든채 참모들과 청와대를 산책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앞으로 달라질 청와대 분위기를 보여주는 한 광경이었다.
셋째날에는 참모들과 멀리 떨어져 있던 본관 집무실을 참모들이 근무하는 여민관으로 옮기고, 일반 직원들과 함께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취임 후 첫 휴일을 맞은 문 대통령은 선거기간 동안 전담취재를 맡았던 기자들과 산행에 나섰다. 대통령 부부가 관저로 이사하는 장면도 화제였다. 이사날 찾아온 민원인(?)에게 식사까지 챙기는 영부인의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 이처럼 취임 이후 4일 동안 우리 국민들은 새 대통령의 탄생을 실감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사소한 일상과 함께 새 정부의 국정이 어떻게 첫 단추를 꿰고 있는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인수위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하루 하루는 여느 때의 그것과 다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당일 청와대에 '일자리위원회'를 구성하라는 1호 업무지시를 내렸다. 12일에는 첫 외부일정으로 직접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나섰다. 대통령이 이처럼 분명한 의지를 보인만큼 이제는 사회 전반의 논의로 이어져야 한다. 대통령만 쳐다볼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인수위원이라는 마음으로 문재인 정부 개막에 동참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