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빚고 … 조선왕실 '사기장의 혼' 만나다
▲ 도자를 빚고 있는 손
▲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전시회 관람객
▲ 국제도자워크숍에 참석한 외국인 장인 /사진제공=한국도자재단
내달 28일까지 70개국 도자 한 자리에

광주·이천·여주 … 무료 셔틀버스 운행

지하철 경강선 타면 행사장 이동 편리

전 세계 70여 개 국가의 도자예술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제 9회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5월 28일까지 37일간 경기도 광주, 이천, 여주에서 대장정에 들어갔다.

올해는 특히 '미술행사는 재미없다'는 편견을 벗고자 인간의 삶과 죽음을 다루는 '서사_삶을 노래하다'라는 주제로 대중과 호흡할 준비를 마쳤다.

조선왕실 500년 도자기의 혼을 느낄 수 있는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를 더욱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다. 신분당선과 연계된 '경강선'을 타면 행사장 3곳을 모두 만날 수 있다.

지난해 9월 개통된 경강선은 경기도의 '경'자와 강릉의 '강'자를 따서 붙인 이름이다. 2023년 전 구간 개통 예정이며 1차로 성남-여주 구간이 개통됐다. 판교에서 여주까지 49분이면 닿는다. 평일은 15분 간격, 주말은 20여 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비엔날레 개최 기간 동안에는 곤지암역, 이천역, 여주역에서 행사장까지 무료로 이동할 수 있는 주말셔틀버스가 운행된다.


# 첫째 날 광주 곤지암도자공원
경강선을 타고 제일 먼저 도착하는 경기도 광주에서 조선왕실 500년, 사기장의 혼을 느껴보자.

광주는 조선시대 왕실 백자를 만드는 관요가 운영되던 유서 깊은 곳이다. 특히 20만 평 규모의 곤지암도자공원에 가면 삼리 구석기유적지의 선사시대 도자 유물을 비롯해 경기도자박물관의 조선시대 대표 청화백자와 분청사기, 현대 도예작가들의 예술품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도예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곤지암도자공원의 진짜 매력은 경기도자박물관을 중심으로 야외 곳곳에 조성된 아름답고 운치 있는 휴식공간들에서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야외조각정원과 조선시대의 전통정원을 재현한 소박한 한국정원, 싱그러운 연꽃군락지 홍백원 등은 연인이든 가족이든 따뜻한 봄날 산책과 소풍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031-790-1500

# 둘째 날 이천 세라피아
세라믹 (Ceramic) 과 유토피아(Utopia) 의 합성어로 '도자로 만들어진 유토피아'를 의미하는 이천 세라피아에서는 매년 4월이면 벚꽃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도자 세상이 펼쳐진다. 호수 너머 설봉산의 벚꽃 풍경이 눈부시지만, 잠시 풍경을 뒤로하고 세계도자센터(세라믹스창조센터)로 들어서보자.

2000여점이 넘는 세계적인 현대 도자 작품을 보유한 전시시설,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에 전념하는 창작레지던시와 공작소, 체험시설을 겸비한 복합문화공간이 펼쳐진다. 1층에 마련된 세라믹스 창조공방은 도자뿐만 아니라 블로잉, 램프워킹 등 유리공예 작가들의 작품 시연을 직접 보고 배울 수 있어 늘 관람객으로 붐빈다.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기간에는 일 2회, 다양한 유리 공예품을 만들 수 있는 체험행사가 예정돼 있다. 도자아카데미를 신청하면 작가와 함께 도자의 모든 것을 배우는 것도 가능하다. 031-631-6501

# 셋째날 여주 도자세상
여주는 깨끗한 물, 울창한 소나무, 질 좋은 고령토가 풍부해 생활자기 생산지로 잘 알려져 있다.

신륵사 관광단지 안에 위치한 도자세상은 생활도자에서 예술도자까지 각양각색의 도자를 접하는 도자 쇼핑 문화공간이다. 한마디로 흙과 물과 불, 그리고 사람의 정성이 빚어내는 예술의 극치인 도자의 모든 것을 좀 더 가까이서 보고, 사고, 즐길 수 있는 것. 도자세상에 가면 생활도자 전문 미술관인 반달미술관을 빼먹어서는 안 된다. 2층 전시실에서 다양한 생활도자 기획전이 펼쳐져 생활 속에서 따라 하고 싶은 테이블 세팅 아이디어나 감각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름다운 아트숍, 한다발 리빙숍, 바람 브랜드숍, 손맛 갤러리숍 등 취향에 따라 다양한 도자 상품이 구비되어 있는 4개의 매장에 들르면 수준 높은 도자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하는 실속 있는 쇼핑을 즐길 수 있다.

도자세상 인근에는 강변공원, 명성황후 생가, 영녕릉 등 유서 깊은 관광지와 볼거리가 많다. 그중에서도 남한강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는 신륵사가 대표적이다. 남한강변에 자리 잡은 강월헌에서 옛 선조의 유유자적을 즐겨보고, 봉미산 솔숲에서 은은한 솔향을 만끽한다면 신선이 따로 없다. 031-631-6501

/광주=장은기 기자 50eunki@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