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시행 과속 단속
한달새 2만1722건 적발
시민들 "억울해" 하소연
경찰 "시스템 보완 노력"
▲ 지난달 27일부터 시행된 영종대교 가변형 구간 과속단속의 홍보가 부족해 주민들이 과태료 폭탄을 맞고 있다. 사진은 가변형 구간 과속단속이 시행되고 있는 영종대교 모습. /인천일보 DB
전국 최초로 인천 영종대교에서 시행되는 '가변형 구간 과속단속'으로 주민들이 과태료 폭탄을 맞고 있다. 주민들은 단속 홍보가 부족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인천경찰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영종대교에서 운영 중인 가변형 구간 과속 단속 건수는 총 2만1722건이라고 25일 밝혔다. 가변형 구간 과속 단속은 날씨에 따라 다른 제한속도를 적용한다.

강우와 강설·안개 등 기상상황에 따라 도로를 폐쇄하거나 제한속도를 시속 30·50·80·100㎞ 등 탄력적으로 조절한다. 이 시스템은 2015년 2월11일 영종대교에서 발생한 106중 추돌사고 등 대형 사고를 막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최근 시행 1개월을 맞았지만 정작 시민들은 홍보가 부족하다는 불만을 내놓고 있다.

공항신도시에 사는 A(45)씨는 같은 날 두 번이나 과속으로 단속됐다. 그는 이달 5일 인천 시내로 나가기 위해 영종대교를 이용했는데, 가변형 속도제한 시스템에 집중 단속됐다.

일반 고속도로처럼 제한 속도를 시속 100㎞에 맞춰 운전을 했던 그는 이번 단속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당시 기상상황을 고려해 시속 80㎞로 운전을 해야 했지만 이를 알지 못했던 터라 시속 96㎞, 100㎞로 주행했다.

A씨는 "가변형 구간과속 단속시스템에 대해 공항신도시에 사는 사람들조차 잘 알지 못한다"며 "전국적으로 처음 시행하는데다 인천공항을 오가는 차량들도 많은 만큼 홍보가 제대로 돼야 하는데 너무 미흡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공항신도시로 출·퇴근하는 B(50·여)씨 또한 이달 6일 출근하는 길에 단속됐다. B씨는 "가변속도 시스템에 대해 안내장을 받은 것도 없는데 어느 날 갑자기 과속으로 단속돼 어이가 없다"며 "억울해서 이의신청을 하려고 했지만 관련 절차가 복잡해 이마저도 할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A씨처럼 가변형 구간 과속단속에 대한 불만 글은 공항신도시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온라인 카페에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운전자는 5건, 또 다른 운전자는 심지어 9장의 고지서가 날라들었다고 했다.

인천경찰 관계자는 "신공항 톨게이트와 휴게소에서 운전자들에게 홍보물 1만6000매를 배포하고, 시내 전광판에도 홍보를 했었다"며 "내비게이션에 실시간 제한 속도를 시스템을 반영할 수 있도록 관련 업체들과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