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터전 인천항 … 항만 종사자들의 이야기
▲ <인천항 사람들> 인천시립박물관
그 시절 인천항이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인천시립박물관은 인천항을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구술집 <인천항 사람들>을 발간했다고 27일 밝혔다.

박물관은 항구가 인천의 형성과 변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지만 그동안 간과해 왔다고 판단해 인천항을 주목하게 됐다.

구술집은 인천항의 겉모습과 그곳에서 젊은 날을 보낸 항구 사람들의 기억을 담고 있다. 인천항에서 직종별로 30~40여 년간 일한 13명이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수만 톤의 선박을 부두에 고정하는 줄잡이 송영일 소장, 부두 위에서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는 크레인 기사 김갑태 반장, 선박이 갑문을 지나 내항에 정박할 때 까지 길을 안내하고 통제하는 갑문 관제사 김한기 씨 등 이들 모두 항구의 기본적인 기능인 배의 출입과 화물의 운반과 관련된 분야에 종사한 사람들이다. 또 국내 최초의 도선사로 항구를 출입하는 배에 탑승해 안전한 길로 안내하던 유항렬씨 아들을 통해 그 시절 이야기를 전해 듣기도 했다.

시민들은 구술집을 통해 인천항에 타지 출신이 많다는 것과 인천항이 한국의 경제와 사회 변화를 잘 반영하고 있다는 것, 1990년대 말 IMF 경제위기 당시 경기침체로 인천항의 물동량도 줄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처리 물량이 많았다는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조우성 박물관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인천항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자세히 알게돼 후손에게 전하는 계기가 됐다"며 "더 늦기 전에 항만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