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9월 열린 경기도 민생연합정치 합의문 서명식. /사진제공=경기도
▲ 남경필 경기지사가 강득구 연정부지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대립·싸움 정치 극복 대안 대한민국 사상 최초 시도

1기 이기우 → 2기 강득구 부지사 선임 … 역할 확대

사람 우선 의정·도정생활임금 조례 '큰 성과'


지난 2014년 대한민국 정치역사를 새롭게 쓸 연정(聯政)이 경기도에서 전국 처음으로 시도된다. 남경필 경기지사 취임 후 핵심 정책 중 하나인 '경기연정'이 1기를 지나 현재 2기를 관통하고 있다.

'정치정글'이라 불리는 정치판에서 집행부가 의회 다수당과 손을 잡고 함께 도정(道政) 이끌어 간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허울뿐인 연정'이라는 쓴 소리도 있지만,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온갖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정치판에서 '경기연정'이 갖는 정치적 의미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연정을 통한 민생 정치와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한 경기도의 '경기연정'은 아직 진행형이다. 경기연정이 갖는 의미와 도입 취지, 연정의 상징인 연정부지사의 역할과 평가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 경기연정의 의미
지난 2014년 12월. 기존 정치와 다른 대화와 타협의 정치모델로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처음 '경기연정'이 시도된다.

연정은 끊임없이 도출되는 정치적·행정적 갈등을 조율하고 다수 간 합의를 통해 이끌어가는 민주주의의 목표에 부합하는 정치 형태로, 여야 간 서로 대립하며 싸우는 기존 정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여겨진다.

1기(2014년 12월4일~2016년 7월19일) 경기연정은 집행부가 주도적으로 행사하던 권한 일부를 도의회와 협의로 추진, 정책의 안정성과 집행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고 여야 간 갈등을 최소화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연정 지속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의 부족, 사회통합부지사(현재 연정부지사)의 권한과 역할의 미미, 연정의 결과물로 인정될 만한 대표 정책의 부재 등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이후 연정을 통한 새로운 정치는 지속될 필요가 있다는 큰 틀의 합의가 이뤄졌고 '2기 연정(2016년 10월1일~2018년 6월30일)'이 지난해 10월 출범했다.

그동안 권력 쟁취를 위해 선거 때만 반짝 연합하던 정치에 실망하고, 중앙정부는 감히 시도할 수 없었던 연정이라는 정치실험이 경기도에서 새로 쓰여지고 있는 점이 도민들에게는 큰 기대로 다가오고 있다.

▲ 사회통합부지사에서 연정부지사로
1기 연정의 수장 명칭은 현재 연정부지사가 아닌 사회통합부지사였다. 1기 연정 사회통합부지사는 이기우 부지사로, 5대 경기도의원과 17대 국회의원(수원 권선)을 지내며 야당 원내 대변인과 대표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대한민국 최초로 시행된 '1기 경기연정'은 정치적 실험이기도 하고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아 순탄치 않았다. 특히 '연정으로 인한 의회기능 축소' '도지사 띄우기용' 등의 비판도 수없이 나왔다.

하지만 '연정'이라는 정책합의를 기반으로 생활임금 조례, 급식시설 방사성물질 차단에 관한 조례에 대한 합의와 대한민국 최초로 연정이라는 의사소통 구조를 만들고 연속성을 갖췄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이어 2기 연정의 바통을 강득구 연정부지사가 이어 받았다.
2기 연정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회통합부지사에서 명칭을 연정부지사로 바꾸고, 부지사로서 역할과 책임 그리고 권한도 대폭 확대됐다.

▲연정의 상징 강득구 연정부지사
지난해 10월 2기 연정의 상징인 '연정부지사'에 취임한 강득구 부지사의 역할은 더욱 크다.

1기 때와 달리 담당부서가 3개 실국 담당에서 288개 연정과제를 바탕으로 한 도정 전반을 총괄한다. 특히 조직도 연정협력관(4급)에서 연정협력국(3급)으로 확대하고 조만간 공유적시장경제국도 관장하게 된다.
여기에 국회 및 도의회, 각 정당, 시민사회단체 등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정무적 기능이 강화돼 그야말로 집행부와 의회, 도민들을 연결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맡고 있다.

강득구 연정부지사는 지난해 취임 인사말에서 "정치와 행정의 중심에는 반드시 '사람이 우선'이어야 하며 민생을 걱정하지 않는 의정과 도정은 경기도민에게 행복을 줄 수 없다"면서 "경기 연정의 성공을 통해 넥스트경기를 넘어서는 비욘드경기가 되어야 하며, 그것을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강 부지사 취임 이후 수많은 정치적 변화가 '경기연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취임사에서 말한 것처럼 '사람 우선'의 의정과 도정, 그리고 경기연정의 성공을 통한 새로운 대한민국 미래가 연정부지사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재수·최현호 기자 jjs3885@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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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연정을 말하다

2기 들어서 안정 … '협치' 공감대 형성
1기 때는 초창기라서 아무래도 혼란스러웠지만 2기 들어서면서 안정화되고 정리되고 있는 느낌이다. 그리고 연정을 통해 '협치'라는 개념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치에 대한 가치 변화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권력 독점않게 견제하고 협력을"
연정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은 기발한 발상이다. 연정부지사 역할은 상징적인 부분이 크다. 권력의 한 축으로 파트너로서 함께 가는 것이다. 권력을 독점 않고 협력하는데 큰 중점을 둬야 할 것이다.

"지속가능하도록 대안 필요"
정치적으로 보면 언제든지 '연정'은 깨질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 해야 한다. 사실 연정부지사의 역할도 크지만, '연정'이라는 큰 틀의 가치를 봐야 한다. 지속가능한 연정이 될 수 있는 대안도 필요하다.


"본질적인 연정업무 고민해야"
연정협력팀에서 국으로 확대한다고만 해서 좋은 게 아니다. 본질적인 연정업무가 무엇인지 고민이 있어야 한다. 또, 도민들이 연정과 연정부지사를 제대로 체감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체계적 관리가 중요"
2기 연정부지사는 연정사업에 따른 사업관리와 전체적인 정무적 기능도 강화됐기 때문에 연정사업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피부로 못 느껴 … 사업 가시화돼야"
2기 연정이 끝나봐야 실질적인 성과를 판단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도민들이 피부로 못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올해 연정사업 등을 통해 가시화된다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거라 생각한다.

/정재수·최현호 기자 jjs388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