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예고는 고사하고 안내판도 없이 도로를 파헤치는 각종 공사가 여전하여 애궂은 시민들이 골탕먹고 있다는 개탄의 소리가 높다. 다른 곳도 아닌 간선도로를 굴착할때는 그것이 설령 공익을 위한 불가피한 일이라 할지라도 공사구간이나 기간 등을 명확히 기재한 안내판을 설치해야 하며 시민생업에 불편을 주지 않도록 그 범위를 최소화해야 한다. 또 유관기관과 서로 업무제휴를 통해 중복굴착을 피하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우리가 사전예고-제휴를 강조하는 것은 예산절감과 교통체증을 줄이자는데 있다. 그런데도 명색이 공공기관들이 이런 최소한의 요건과 절차를 무시한채 공사를 강행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면 어쩌자는 것인가.

 현재 인천시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도로굴착이 그 좋은 예다. 중구에서는 차선도색공사, 남동구에서는 전선지하매설공사, 남구에서는 전화선 유지보수공사 또 소래포구 방향도로는 양쪽에서 파헤치기 공사 등이 진행중이다.

 차로를 막고 공사를 하려면 현장에 진입하기 전에 미리 알아볼 수 있도록 안내판을 세워놓아야 한다. 그런데도 기본적인 시설을 갖추어 놓은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다가는 대형교통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영문도 모르고 공사장에 접근했다가 오도가도 못하고 갇히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한다. 가뜩이나 도로사정이 나쁜데다가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여 걱정인데 설상가상으로 교통흐름까지 막아버리고 있다니 정말 딱한 노릇이다. 시민들의 피해는 내 알 바 아니라는 식으로 공사를 해서는 곤란하다. 수십년 부터 시정을 호소했지만 아직도 개선되지 않는 관행도 큰 문제다.

 이래서는 교통문화의 선진화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막말로 이같은 일이 지속된다면 사회질서의 붕괴로 이어질 공산도 있다. 관(官)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예고없는 도로굴착이 계속되고 있음을 뻔히 알면서도 못본 체 하는 것이다. 공사의 특성에 비추어 불시에 해야할 때도 있겠지만 그런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널리 홍보하여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할 책임도 있다고 본다. 무턱대고 공사에 착수하는 일은 절대 용납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