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박물관, 입증사진 발견
송도해수욕장보다 6년 앞서
호텔 '팔경원' 자료도 소장
▲ '묘도해수욕장'. 묘도의 바위섬 아래로 휴게실 용도로 보이는 목조구조물과 그 아래에 일장기가 걸린 다이빙대를 설치한 모습이 보인다. 묘도 너머로 보이는 섬은 율도다.
▲ '팔경원'. 사진 왼쪽으로 해수욕장이 있는 묘도의 끝자락이 보이고 그 맞은편으로 잘 정돈된 정원에 일본식 기와를 얹은 2층 목조건물이 팔경원이다. 사진의 아래로 '조선 인천항 만석동 팔경원'이라 적혀 있다. /사진제공=인천시립박물관
'우리나라 최초의 해수욕장이 인천 만석동 괭이부리에 있었다.'

인천시립박물관 조우성 관장은 "박물관이 소장한 유물 중에서 1906년 준공된 인천 만석동 매립지의 끝부분인 묘도에 조성한 '묘도해수욕장' 사진과 인근의 팔경원 호텔 사진을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해수욕장으로 알려진 곳은 부산광역시 서구 송도해수욕장이다. 1912년 일본 자본의 송도유원주식회사에서 개발했다. 그런데 이번에 이러한 설을 뒤집는 사진이 발견된 것이다. 사진의 내용대로라면 1906년 개장한 묘도해수욕장은 부산 송도해수욕장보다 6년 앞서 개장한 우리나라 최초의 해수욕장이 된 셈이다.

묘도해수욕장은 일본사람이 북성동 외국인묘지(지금의 송월변전소 자리)에서 묘도에 이르는 갯벌을 매립해 종합휴양지로 꾸미기로 하고 우선 묘도의 해변에 휴게소, 다이빙대를 비롯한 시설을 갖추고 개장했다. 이어서 지금 괭이부리마을이 있는 언덕에 휴양호텔 팔경원(八景園)을 짓고 영업을 시작했다.

1908년 8월23일자 '황성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당시 조선통감부 학부차관이 인천에 방문했는데 팔경원에서 휴양하고 있던 아들을 보기 위함이라고 했다. 이 기사대로라면 1908년에 이미 팔경원이 휴양시설로 활용됐음을 알 수 있다.

만석동에는 해수욕장과 팔경원 이외에도 일본인 6명이 공동으로 출자해 운영하던 묘도 유곽이 있었다.

조 관장은 "이번에 발견된 만석동 묘도해수욕장과 팔경원의 사진은 1923년에 건설된 종합휴양시설 월미도유원지보다 약 15~6년 앞서는 것으로 인천은 물론 우리나라 휴양문화 역사의 초기 모습을 고증하는데 역사적 가치를 갖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앞으로도 박물관에 소장돼 있으나 공개되지 않은 자료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인천의 가치를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이동화 기자 itimes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