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지난해 9일 국회를 통과한 것은 1000만 촛불 때문이다.

하루에 수백만명이 거리에서 2개월 가까이 비폭력 평화집회로 이뤄낸 성취에는 촛불 시민혁명·촛불 명예혁명으로 불리고 있다.

어떤 이들은 제2의 6월항쟁이라고 일컫고, 어떤이들은 이 기회에 대한민국을 바꾸자고 말한다.

비폭력 시민혁명은 단순히 정치권의 탄핵 요구에 그치지 않고 계속 진화하고 있다.

촛불에 참여한 수백만의 시민들은 정치권을 비롯해 우리 사회의 불평등한 사회 전반을 바꾸기를 희망하고, 실천하고 있다.

▲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바꾸자

수원의 한 시장 상인은 매주 촛불 집회가 열리면 가게문을 닫고 촛불에 참여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시장에서 뽑은 대통령에 대한 배신감이 컸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경제를 살리라고 뽑은 대통령이 비선실세를 통해 대기업에 특혜를 주고, 사리사욕을 채웠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10년 서민들의 삶은 나아진게 없다고 말한다.

대기업에게 감세 등 온갖 특혜를 줬지만 청년들은 취업도 안되고, 기성세대도 구조조정에 밀려 생계를 걱정하고 사는데 염증이 났다고 말한다.

그들은 그동안 많이 참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한 언론을 통해 "청년, 비정규직, 화이트칼라, 영세자영업자 등 광장으로 나온 국민들의 고달픈 삶을 바꿀 민생 개혁 의제를 이야기해야 한다"며 " 비정규직 노동자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그들의 임금을 대폭 올릴 최저임금 인상에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재벌의 독점적 경제구조와 다단계 하청구조의 혁신을 강제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고 시행해야 한다. 희망의 대한민국은 승자독식도, 경제 양극화도 아닌 함께 사는 공정사회이다"고 말했다.


▲ 다시 민주주의다

지금까지 촛불은 한목소리로 대통령 퇴진을 외쳐왔다.

하지만 탄핵이후 시민들의 주장이 다양해지면서 민심도 분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이 사건은 우리사회의 권력과 돈을 가진자들의 특권 교육문제로 불거지고 있고, 최순실의 K스포츠재단과 미르재단의 모금과정을 통해 재벌과 권력의 정경유착의 전모로 드러나면서 이번기회에 정경유착과 불평등 교육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촛불은 정치권의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촛불을 통해 보여준 민심에 대한 안이한 대처에 국민들의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권혁성 아주대 공공정책대원 교수는 "탄핵은 새누리당의 의견이 아니라 국민의 의견이다"라며 "앞으로 국회나 정치권의 큰 각성이 필요하다.

시민들은 전면적인 개혁을 요구하는데 정치권은 계산기만 두드리고 있다. 국민들의 분노나 저항은 더욱 커질 것이다 "고 밝혔다.


▲ 촛불은 멈추지 않는다

대통령 탄핵가결 이후에도 광화문을 비롯 경기지역 곳곳에서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오히려 시민들은 정치권에 기대기보다는 직접 대안을 찾고, 소통하고 하고 있다.

12월17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정익구(57·안양거주)씨는 "6차례나 촛불에 참여하면서 촛불이 진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촛불을 들고 시위를 벌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시민들은 모여 이 사회의 변화를 논하고, 이야기하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방면을 어떻게 개혁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홍성수 기자·사진 김수연 기자 ksy9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