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급불펜 박희수
▲ 40번째 홈런을 날린 최정(오른쪽)
강력한 선발진 구성 과제

켈리·다이아몬드 기대감

윤희상 등 투수 활약 관건

2위, 6위, 5위, 5위, 6위. 최근 5년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거둔 정규시즌 성적이다.

소위 '왕조'라 불리던 시절도 있었지만 요즘은 평범한 중위권 팀으로 전락했다는 것이 타당할 듯하다.
이런 위기의식은 구단이 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올 시즌을 마친 뒤 일찌감치 새로운 감독을 물색한 끝에 지난 10월 27일 트레이 힐만(53) 휴스턴 애스트로스 벤치코치를 제6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2년간 계약금 40만달러, 연봉 60만달러(총액 160만달러)가 계약 조건이다.

외국인 감독은 로이스터 롯데 자이언츠 감독(2008~10년)에 이어 KBO리그 사상 두번째다.

앞서 SK는 2013년부터 올 시즌까지 무려 4년 동안의 성적 부진을 반성하면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 이를 기반으로 차기 감독 인선작업에 착수했다.

힐만 신임 감독은 이후 지난달 열린 취임식에서 성적 향상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강력한 선발(투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람대로 구단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토종 좌완 에이스 김광현(28)을 4년 총 85억원에 붙잡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왼쪽 팔꿈치가 좋지 않았던 김광현은 시즌이 끝난 뒤 정밀검진을 받았고,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는 김광현은 결국 팀 잔류 계약서에 도장을 찍자마마 2017시즌을 사실상 통째로 날리는 상황 앞에 마주했다.

국내 최정상급 좌완 투수 김광현은 프로에 입문한 2007년과 부상에 시달린 2011, 2012년을 제외하면 매년 10승 이상을 챙기며 활약했다.

그런데 이렇게 알토란 같은 김광현이 내년 시즌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다.

SK로서는 빨리 대안 모색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단 두 외국인 투수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먼저 한국 무대에서 검증이 끝난 메릴 켈리(28·미국)다. 연봉 85만달러(약 9억6000만원)에 재계약한 켈리는 올 시즌 31경기에 출전해 9승 8패, 평균자책점 3.68, 탈삼진 152개(리그 2위)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그는 선발투수의 최고 미덕인 '이닝 소화력'이 뛰어나다.

올해 KBO리그에서 200이닝 이상 마운드에서 버틴 투수는 켈리(200⅓)와 헥터 노에시(206⅔), 양현종(200⅓·이상 KIA)밖에 없다.

타선 도움을 많이 받지 못했음에도 이정도라면, 방망이의 보탬을 조금만 받았을 경우 충분히 지난해(11승)에 이어 두 자릿수 승수를 쌓을 수 있었던 것은 물론, 불펜의 부담도 더 크게 덜어줄 수 있었을 것이다.
다른 한 명은 선수는 최근 영입된 좌완 스캇 다이아몬드(30·캐나다)다.

연봉 60만달러(약 7억원)에 SK 유니폼을 입은 다이아몬드는 특히, 김광현의 빈자리를 메울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스캇은 191㎝의 장신을 활용한 각도 큰 직구와 함께 다양한 구종을 수준급으로 구사할 수 있으며, 매우 안정적인 제구력과 뛰어난 경기운영능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빙엄턴 대학교를 졸업하고 2007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기록은 59경기 출장, 19승 27패 161탈삼진, 평균 자책점 4.50이며, 마이너리그 통산 기록은 194경기 출장, 65승 68패 752탈삼진, 평균 자책점 4.12이다.

무엇보다 2012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173이닝을 던지며 12승 9패 90탈삼진 평균 자책점 3.54를 기록하는 등 뛰어난 승부사 기질과 높은 수준의 이닝소화력을 보여줬다.

힐만 감독은 메이저리그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이아몬드를 모셔오는데 성공했다.

올해 켈리를 제외하고는 외국인 투수 덕을 전혀 보지 못한 SK로서는 기대를 가질만 하다.

여기에 토종 선발투수인 윤희상(31), 박종훈(25), 문승원(27)이 제 역할을 얼마나 해주느냐의 여부가 내년 시즌 SK의 성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