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선수·프런트 팬 뭉쳐위기딛고 클래식 잔류 기적시민구단 정체성 찾기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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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유나이티드'슈퍼 루키' 송시우
▲ 조병국의 골 세리머니.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인천유나이티드는 '풍운아'라고 할 만하다.

그동안 인천구단은 강등 1순위, 만년 적자라는 오명의 꼬리표가 항상 붙어 다녔다. 2016년 시즌도 그랬다. 시즌 초반 길고 긴 성적 부진의 늪에 빠졌고, 구단 재정은 바닥을 쳤다.

설상가상 구단 안팎에서 잡음까지 들리며, 선수단은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침몰하는 인천구단을 살리려는 인천시민의 응원과 인천시의 재정적 지원이 이어지며 서서히 힘을 차렸다.

여기에 감독 교체라는 특단의 조치까지 가세하며 구단은 극적으로 클래식 잔류라는 성과를 거뒀다. 무엇보다 인천구단은 2016년 시즌을 겪으며 새로운 희망을 봤다.

▲위기를 극복하고 결국 살아남다

인천구단은 2016년 K리그 클래식 잔류라는 결과물을 손에 쥐고 끝내 웃었다. 9월부터 인천호를 이끈 이기형 감독의 인천은 지난 11월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펼쳐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38라운드 홈경기에서 수원FC를 1대 0으로 누르고 자력으로 클래식 잔류를 확정지었다.

인천은 매년 주축 선수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아픔을 맛봤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베테랑 이천수가 은퇴한 가운데 김인성(울산), 조수철(포항), 김진환(안양) 등이 떠났고, 김원식은 원 소속팀인 서울로 복귀했다.

그럼에도 케빈과 요니치 그리고 진성욱을 지키는 데 성공한 인천은 경험이 풍부한 조병국과 김태수를 영입한 데 이어 송제헌, 박종진 등 알짜배기들을 새로 영입하며 팬들로 하여금 다시 기대감을 갖게끔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암담함 그 자체였다. 제주와의 개막전서 1-3으로 완패한 인천은 이후 11경기 연속 무승으로 최하위로 전락했다.

이 시기 인천이 이뤄낸 유일한 성과는 '루키' 송시우의 발견이었다.

부진은 시즌 중반까지 계속됐다. 획일화된 선수기용과 전술 운용으로 팬들의 비판은 거세졌다. 28라운드 수원FC전(0-2 패) 직후 김도훈 감독과 결별을 택한 인천은 이기형 감독 체제로의 새로운 변화를 모색했다.

이때부터 모든 구성원이 한 데 뭉치기 시작했다. 유정복 구단주(인천시장)는 굳건한 믿음과 함께 선수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조동암 인천시 정무경제부시장을 앞세운 비상대책위원회 역시도 선수들 사기 짐작을 위해 회식 자리를 끊임없이 주선하는 등 보이지 않게 노력했다. 구단 프런트 역시 선수단 지원에 포커스를 맞춰 불철주야로 뛰었고, 서포터스 및 인천시민은 변함없는 성원으로 선수들을 지지했다.

이기형 체제에서 인천은 6승 3무 1패라는 놀라운 반전을 이뤄냈다. 막판에 무려 승점 21점을 쓸어 담은 인천은 38라운드 종료 후 10위 자리에 안착하며 자력으로 클래식 잔류를 이뤄냈다.

잔류가 확정되는 순간 관중들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라운드로 뛰어 나와 선수들과 한 데 뭉쳐 환호하는 장관을 연출했다. 인천의 클래식 잔류는 인천을 응원하는 서포터즈와 팬을 비롯하여 코칭스태프, 선수단, 프런트 등 모든 구성원이 하나 되어 이뤄낸 결과물이다. 인천은 다가올 2017시즌 또 다른 비상을 꿈꾸게 됐다.

▲인천UTD는 인천시민의 자부심
2017년 인천구단의 핵심 목표는 시민구단의 정체성 찾기다. 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재정의 안정화를 통한 K리그 클래식 상위권 유지다.

인천유나이티드는 2003년 창단 된 시민구단이다. 4만3000여명의 시민들과 지역 기업인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시민들이 모여 만든 인천유나이티드는 시민 화합과 애향심을 키우는 유일한 시민구단이라는 가치가 있다.

인구 300만 도시 인천의 위상이 축구를 통해 완성될 수 있다. 이같은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인천시도 2017년 본예산을 통해 50억원 지원을 약속하는 등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인천구단도 중장기 재정안정화 전략을 마련하고 매년 되풀이되는 재정난 극복을 선언했다. 인천구단을 K리그 상위권에 올리는데 필요조건 중 하나인 재정안정을 통해 2017년 팬들의 염원에 부합하고 명문 시민구단으로 거듭난다는 각오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