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버트/다지 찰떡궁합 … 약체 예상 뒤집어

 올시즌 「2약」으로 분류되던 동양의 전력이 의외로 만만치 않아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개막전 전희철 김병철 김광운 토종 트리오가 군 복무로 빠져 올시즌 나산과 함께 최하위의 전력으로 꼽히던 동양 오리온스는 10일 저녁 적지인 원주에서 벌인 우승후보 나래와의 경기에서 용병들의 뛰어난 기량과 팀워크로 종반까지 경기를 리드하다 막판 신인들의 경기경험 부족으로 다 이긴 경기를 놓치긴 했으나 올시즌 어느 팀도 쉽게 동양을 이기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희철 김병철 등의 공백을 김재열 이훈재 이인규 등 이적생들의 「오기」와 신인들의 패기로 메우고 용병 센터 콜버트와 가드 다지가 승리를 이끌 것이라는 박광호감독의 경기전 장담이 허풍이 아니었음이 입증된 한 판이었다. 동양은 오히려 지난 시즌보다 조직력이 더 견고해지고 용병도 좋아졌다는 평가까지 얻었다.

 달라진 동양의 힘은 콜버트와 다지의 콤비플레이에서 나온다. 201㎝, 108㎏의 육중한 콜버트는 서전트 점프가 78㎝나 돼 덩크슛은 물론 골밑돌파와 리바운드 싸움에 능하고 오스트리아, 멕시코, 중국리그를 거치면서 숱한 국제경험을 쌓은 베테랑. 국내 적응도 빠르다는 콜버트는 나래전에서 29점에 리바운드 12개를 잡아냈고 스틸과 어시스트 2개씩을 보탰다. 초대형 센터로 지목됐던 나래 센터 존슨과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마음껏 골밑을 유린했다.

 함량미달로 미리 평가 절하됐던 다지도 콜버트와 찰떡 호흡을 맞추며 25점을 뽑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 빠른 발에 슛정확도까지 지녀 나래 수비진을 헤집었다.

 박광호 감독은 『우리가 잘했다기 보다는 나래가 못했다』고 겸손해 하면서도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니 지켜봐달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