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배후도시로 개발하려던 영종도 운남동 남쪽 갯벌 20여만평이 국제적인 철새 관망지구로 조성될 전망이다. 그렇지않아도 무분별한 간척사업으로 서해의 넓은 갯벌이 차츰 매몰되면서 천혜의 자원이 사라져 안타까워 했는데 국제수준의 철새보호지로 보존된다니 실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 일대는 환경운동연합의 생태계조사 결과 도요새, 개꿩, 노랑부리백로등 국제적으로 보호가치가 인정되고 있는 철새 1만여마리가 날아오는 곳으로 확인된 바 있다. 특히 호주에서 시베리아로 이동하는 철새들의 중간기착지란 사실도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국제공항 개항과 더불어 외국관광객 유치에 적합하다고 보고 당초 매립계획을 유보하고 철새도래지 관망지구로 지정키로 했다고 한다. 뒤늦게나마 갯벌의 중요성을 인식했으니 다행스런 일이다.

 서해안 갯벌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천혜의 갯벌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영종도, 강화도, 영흥도등 인천 앞바다 갯벌에는 세계적 희귀조류로 보호를 받고 있는 노랑부리백로, 저어새, 도요새, 검은머리물떼새 등이 무리를 지어 서식하고 있어 국제조류학자나 환경보호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71년에 제정된 「람사협약」에도 가입할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천연자원을 조속히 국립공원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우리는 그동안 갯벌을 쓸모없는 땅으로 잘못 인식해 많은 갯벌을 간척사업으로 매립, 공장부지나 농지로 바꾸었다. 물론 국토의 효율적 활용이란 측면에서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렇지만 개발보다는 갯벌을 보존함으로써 얻는 가치가 더 크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식하게 됐다. 갯벌은 육지와 해양사이의 완충지대로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선진국들이 생태계와 환경에 미치는 갯벌의 중요성 때문에 없앤 갯벌을 다시 살리는 운동을 벌이고 있는 사실은 이를 잘 설명해준다. 따라서 우리도 개발위주의 매립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세계적 희귀조가 떼지어 나는 장관은 외국관광객을 유치할 관광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있음도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