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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팀이 세제 개편, 무역 협정 재고 등 청사진을 제시하며 경제 전략 수립에 시동을 걸고 나섰다.

차기 미국 정부의 초대 재무장관에 지명된 스티븐 므누신은 트럼프 당선인의 조세 정책에 따른 혜택이 주로 부자에게만 돌아갈 것이라는 주장을 반박하며 중산층 감세를 통한 경제성장 구상을 밝혔다.

므누신은 30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에 출연해 "상류층을 위한 완전한 감세는 없고, 중산층을 위한 대규모 감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개인소득세 측면에서는 로널드 레이건 정부 이후 가장 두드러진 중산층 소득세 감세를 펴 보이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경제팀이 강조하는 중산층 감세 방침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기간 유세에서 밝힌 계획이나 공화당 지도부의 청사진과는 차이가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설명했다.

중산층 이하 미국인을 위한 감세 방안에서 공화당 계획과 트럼프 경제팀 계획이 온도 차가 있어 내년 세제 개편 협상 때 이 두 방안을 조정하는 것이 난제가 될 것으로 WP는 예상했다.

므누신은 또 기업에 투자와 채용을 늘리도록 동기를 부여해 결과적으로 세입이 증가하도록 하는 법인세 인하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미국 재계는 법인세 인하 방침을 환영하고 있다.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 모임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의 존 엥글러 회장은 "그들(트럼프 경제팀)은 늙고 경쟁력 없는 조세 체계를 현대화하는 것이 경제 성장을 이끄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차기 행정부 상무장관 내정자인 윌버 로스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자마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CNN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세부적인 계획을 논의 중이지만, NAFTA가 타당한 출발점"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지적을 되풀이한 NAFTA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고 전했다.

다만 무역 문제에 관해서는 므누신과 로스는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기간 보인 강경한 태도보다 한층 누그러진 입장을 보인다고 WP는 설명했다.

이들은 광범위한 다자 무역 협정 대신 양자 무역 협정을 체결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멕시코와 중국에서 수입하는 상품에 두 자릿수 관세를 매기겠다는 당초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에서는 한 발짝 물러섰다.

로스는 "모두 관세를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하지만 관세는 마지막 일이고 협상의 일부분일 뿐"이라고 CNBC에 전했다.

경제정책에서 가시적인 성과도 나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당선인 신분으로는 이례적으로 미국에서 멕시코로 공장 이전 방침을 밝힌 에어컨 제조업체 캐리어와 협상을 벌여 미국 내 일자리 1천여 개를 그대로 두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트럼프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은 1일 인디애나 주 인디애나폴리스 방문해 캐리어와의 협상 성과를 강조할 예정이다.

므누신은 "대통령과 부통령이 재계 지도자들과 열린 대화를 할 것"이라며 앞으로 기업에 대한 직접 개입이 차기 행정부의 중요한 소통 수단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