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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2일(현지시간) 취임 이후 대선 라이벌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과 '클린턴재단' 등에 관한 수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정치 보복을 하지 않음으로써 미국 사회를 두 쪽으로 가른 '가장 추잡한 선거'로 불렸던 대선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사회 통합에 적극 나서겠다는 신호탄을 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에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클린턴을 감옥에 보내겠다"고 위협했지만, 이는 선거 구호였을 뿐 '정치 보복'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한 것이다.
 
이로써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최대 '정적'이었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툴시 가바드(하와이) 민주당 하원의원을 각각 국무장관과 유엔주재 미국대사 자리에 발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데 이은 적극적 통합 행보를 본격화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뉴욕타임스 빌딩에서 이 회사 기자들과 가진 회동에서 '이메일 스캔들' 등과 관련해 클린턴을 기소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테이블에서 완전히 치워진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내가 매우 강력히 생각하는 게 아니다"라며 "그녀를 기소하는 것은 미국에 매우, 매우 분열적이 될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나는 클린턴 부부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 정말 그렇다"며 "그녀는 많은 것을 겪었고, 다른 많은 방식으로 상당히 고통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또 대선 기간 '클린턴을 감옥에'라고 외쳤던 지지자들이 실망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들이 실망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트럼프 당선인은 답했다.

앞서 MSNBC 뉴스쇼 '모닝조'의 공동 진행자인 미카 브레진스키도 이날 "트럼프 당선인은 클린턴이 (이들 스캔들과 관련해) 겪을 만큼 충분히 겪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에게서 들었다"고 밝혔다.

인수위의 켈리엔 콘웨이 수석 고문 역시 이 프로그램에 나와 "공화당의 리더이기도 한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식도 하기 전에 클린턴에 대한 기소를 추진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면 이는 다른 공화당 의원들에게 매우 강력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클린턴의 치유를 도울 수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좋은 일"이라며 "클린턴은 아직 다수의 미국인이 자신을 정직하지 못하고 신뢰할 수 없다는 생각한다는 사실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면서 다른 많은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며 "그러한 생각에는 대선 선거운동에서의 주장처럼 들리는 것들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이메일 스캔들' 등을 거론하며 "클린턴을 감옥에"라는 구호를 연발했다.

특히 대선 TV토론에서 클린턴이 "트럼프와 같은 기질을 가진 사람은 우리나라를 담당하지 않는 게 좋다"라고 비판하자 "대통령이 되면 특검 수사를 해 클린턴을 감옥에 보내겠다"고 위협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8일 대통령에 당선된 뒤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클린턴이 나쁜 짓을 했다"면서도 "특검 수사를 해 클린턴 부부를 다치게 하고 싶지는 않다. 그들은 좋은 사람들"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다만 공화당 일각에서는 여전히 클린턴의 여러 스캔들에 대한 조사에 당이 앞장서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제이슨 샤페즈(공화·유타)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 위원장은 언론에 국무장관 4년간 클린턴의 불법적 행적에 대해 철저한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수차례 피력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