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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제45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대선은 예측불허의 대혼전 속에서 치러지게 됐다.

선거를 이틀 앞둔 6일(현지시간)까지도 판세가 시시각각 움직이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날 발표된 몇몇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를 3∼4%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오차범위 안팎의 '살얼음판' 리드다.

이런 가운데 최근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을 재수사한 미 연방수사국(FBI)이 이날 사실상 사건을 무혐의로 종결하면서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클린턴이 악몽에서 완전히 탈출했다는 점에서 일단 호재로 보이지만, 트럼프의 지지층을 뭉치게 하는 역효과를 가져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양당의 우열을 가늠하기 힘든 경합 주(州)의 판세, 클린턴을 지지하는 흑인과 히스패닉의 막판 결집도, 트럼프 지지층의 '뒷심', 부동층의 향배도 끝까지 지켜봐야 할 변수들이다.

이래저래 투표함의 뚜껑이 열려야만 최후의 승자를 알 수 있는 피 말리는 초접전은 8일 투표가 종료되는 순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 초박빙 우위…트럼프가 앞서는 여론조사도 = 클린턴이 트럼프를 오차범위 정도에서 아슬아슬하게 앞서가고 있다.

6일 발표된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여론조사(11월 3∼5일, 1천282명 대상)에서 클린턴은 44%의 지지율로 40%인 트럼프를 4%포인트 앞섰다.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트의 여론조사(11월 4∼5일, 1천482명 대상)에서는 클린턴이 45%, 트럼프가 42%로 클린턴이 3%포인트 앞섰다. 이 조사의 오차범위는 ±3%포인트이다.

이 정도의 격차는 앞서 발표됐던 다른 여론조사들이 내놓은 범주이다.

클린턴은 11월 들어 실시된 워싱턴포스트(WP)-ABC방송 조사에서 5%포인트, 입소스-로이터 조사에서는 4%포인트, 그리고 맥클래치-마리스트 조사에서는 2%포인트로 트럼프를 앞섰다.

반면, 경제전문매체 IBD와 여론조사기관 TIPP의 추적 여론조사에서는 6일 기준으로 클린턴이 43%, 트럼프가 44%로 트럼프가 클린턴을 따돌리고 '역전'한 양상이다.

클린턴은 여성층과 이민자를 포함한 소수계가, 반면 트럼프는 백인 남성층과 노년층이 주요 지지층이다.

◇FBI의 무혐의 처분…클린턴 날개달까 = 선거판을 뒤흔들었던 FBI의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는 '9일 천하'로 끝났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6일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클린턴의 이메일 서버에 관한 지난 7월 불기소 권고 결론을 바꾸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실상 사건을 무혐의로 종결한 것이다.

클린턴의 당선 가능성 비율을 끌어내렸던 막판 악재는 이로써 위력을 잃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클린턴의 머리 위에 있던 먹구름이 걷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코미 국장의 재수사 선언 자체로 이미 클린턴이 결정적인 시점에 지지율에 타격을 받았기 때문에, 호재라고 볼 수 없는 측면이 있다.

"힐러리를 감옥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트럼프가 이 무혐의 결정을 물고늘어지면서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소재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혼전 경합주, 누구 손 들어줄까 = 이번 선거에서는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는 쪽이 승리한다.

지난 5일 미 정치분석 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클린턴이 216명을 , 트럼프가 164명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AP통신은 클린턴이 274명, 트럼프가 190명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나머지 선거인단은 경합주에 속해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결국 경합주 승패가 두 후보의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경합주는 현재 최대 12∼13개 정도로 분류된다. 클린턴과 트럼프가 지난 주말을 플로리다 주 등 경합주 공략에 올인한 것도 이 때문이다.

CBS방송/유고프가 오하이오 주에서 지난 2∼4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클린턴이 45%로 46%를 얻은 트럼프에 1%포인트 뒤졌다.

플로리다 주의 경우는, 두 후보 모두 45%로 동률로 나타나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태다.

◇지지층 얼마나 결집할까 = 클린턴은 흑인과 히스패닉, 여성, 젊은 밀레니얼 세대를 '집토끼'로 여기고 있다.

클린턴의 '방화벽'으로 표현된 흑인들의 조기투표 참여율이 오바마 대통령 출마 때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때 클린턴 진영을 긴장시키기도 했으나, 히스패닉의 높은 지지율이 확인되면서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등 경합주에서는 히스패닉 유권자의 조기투표 참여율이 2008년, 2012년 대선 때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클린턴 진영이 고무돼 있다.

클린턴은 히스패닉 유권자가 크게 늘어난 네바다와 애리조나 주에서도 스페인어 선거방송을 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트럼프는 백인 중산층 이하 노동자를 겨냥해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중서부 공업지대)에서의 결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트럼프는 멜라니아가 지난 3일 첫 단독유세를 가졌던 펜실베이니아를 선거전 마지막 날인 7일에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부동층 표심은 =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부동층은 전체의 5∼6%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8∼10%에 달했으나 선거일에 가까워지면서 줄어들고 있다.

부동층의 표심이 중요한 까닭은 이번 선거가 적은 지지율 격차로도 승패에 영향을 받는 접전이기 때문이다.

부동층의 성향에 대해서는 여론조사마다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폭스뉴스는 연령대별 부동층 규모가 ▲35세 미만 25% ▲35~54세 12% ▲55세 이상 9%이어서 부동층이 움직이면 클린턴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NBC방송은 부동층 가운데 공화당원이 30%, 민주당원이 21%여서 트럼프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