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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바마 미 대통령 /연합뉴스


'오바마 케어'와 갤럭시 노트7은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

지난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플로리다 연설에서 오바마 케어를 스마트폰에 비유하면서 "버그(오류)가 발생하면 제조업체는 이를 고치거나 업데이트를 하면 된다. 사소한 문제가 있다고 다시 다이얼 폰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만약 불이 나는 스마트폰이라면 시장에서 추방해야 하겠지만…"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케어는 저소득층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오바마 대통령이 주도한 미국의 의료보험제도다.
 
민주당은 이를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업적으로 치켜세운다. 그러나 오바마 케어의 국가비용이 커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 측은 "이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대선의 핫 이슈 중 하나가 된 것이다.

오바마의 발언은 오바마 케어에 문제가 있다면 고쳐나가면 된다는 취지로 한 말일 것이다. 하지만 일국의 대통령이 굳이 특정 업체의 제품을 소재로 삼아 은근히 그 업체를 비하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갤럭시 노트 7이 삼성이 만드는 디바이스의 전부가 아닌데도 말이다. 여기까지는 조크를 즐기는 그의 연설 스타일 때문이라고 넘길 수도 있었다.

그런데 마이크 펜스 미 공화당 부통령 후보(트럼프의 러닝메이트)가 또다시 정색하고 이를 언급했다.

그는 2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유세에서 오바마의 '불타는 스마트폰 시장 추방' 얘기를 끄집어내 "대통령. 이런 우연이 어디 있나. 그게(시장에서의 추방) 정확히 우리가 오바마 케어를 다루고자 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오바마 케어가 우리의 지갑을 불태우지 않도록 시장에서 추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갤럭시 노트7 발화 사건은 분명 삼성의 잘못이다.

발화의 원인이 아직도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그들의 성급한 실적주의와 시장점유율 장악을 위한 용량 초과 기술 탑재 등이 근본적 원인일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미국 정치인들이 이를 정치적 조크의 소재로 삼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특정 업체의 제품을, 그것도 해외 업체를 겨냥한 그들의 조롱은 상도의는 물론 정치적 도의도 넘어선 것일 수 있다.

미국 언론 조차도 이를 가당치 않다고 말할 정도다.

IT 전문매체 시넷은 "갤럭시 노트7이 미국 대선판에까지 등장하리라고는 삼성조차도 전혀 예상치 못했을 것"이라며 "이건 굉장히 편견적이다. 이들 정치인은 반(反) 삼성 조크를 조작하고 있다. 양측의 연설문 작성자들은 공정하고 균형있게 원고를 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든, 클린턴 캠프든, 트럼프 주의자들이든, 그들은 분명 애플에 대해서는 최소한 품위 있는 조크 하나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