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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반대하는 유권자들이 투표에 앞서 '불매'라는 새로운 방식의 조용한 저항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전했다.

'부동산 재벌' 트럼프가 소유한 골프장과 리조트, 호텔 예약과 레스토랑 등 부대시설 이용에서부터 넥타이와 셔츠, 와인 구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있는 '트럼프 브랜드'를 거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펜실베이니아에 사는 은퇴한 전직 의사인 모리 골드와 친구 11명은 최근 트럼프가 소유한 플로리다 리조트에서 예정된 연례 골프 여행 계획을 취소했다.
 
여성과 이민자, 소수자들에 대한 트럼프의 발언에 혐오감을 느꼈다는 것이 이유다. 골드는 "내게 그것은 윤리와 관계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평소 정치적 시위에는 관심이 없던 일리노이주 60세 여성 마거릿 라이어든도 최근 친구들이 시카고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앤 타워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저녁 식사 초대를 하자 '보이콧'을 선언했다. 라이어든은 다른 곳으로 바꿀 것을 단호하게 요구했고, 친구들은 결국 예약을 취소했다.

라이어든은 "그 문턱을 넘으면, 나는 도널드 트럼프가 괜찮다고 말하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전국적으로 트럼프의 주장과 행동에 놀란 유권자들이 조직적이지 않은 자발적이고, 눈에 띄지 않는 방식의 저항에 나서고 있으며, 이는 트럼프가 아마도 가장 애지중지할 그의 '브랜드 이름'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이는 트럼프에 반대하는 투표를 하는 것만으로는 트럼프를 질책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 평범한 소비자들이 각자 독립적인 항의 운동에 나선 것으로, 선거철이면 흔히 볼 수 있는 조직적이고 요란한 시위와는 다른 새로운 형태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들 유권자는 단순히 트럼프의 말과 행동에 분노를 느껴서 뿐만 아니라 트럼프의 출마를 가능하게 했던 그의 재산이 소비자들이 트럼프 브랜드를 구매한 결과로 축적된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이 같은 행동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26세 기업가인 나다브 울먼은 이전에는 맨해튼에 있는 트럼프 타워에서 업무 약속을 잡곤 했지만, 트럼프의 "편견과 인종차별주의"에 놀라 더는 그곳을 이용하지 않게 됐다.

그는 "트럼프 타워에 가는 것은 아주 작은 방식으로라도 그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이 트럼프의 광범위한 사업에 얼마만큼의 경제적 영향을 미칠지는 추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일부 압박이 감지되고 있다. 온라인 여행사 힙뭉크에 따르면 올해 전반기 이 사이트에서 트럼프 호텔 예약이 전년 동기보다 58% 감소했다.

불매 움직임은 트럼프의 자녀가 운영하는 브랜드로까지 번지고 있다.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의 의류 라인인 '로드 앤드 테일러'에서는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생기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