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선 '탈선 은폐' 후폭풍…임원 사직·간부 해임 등 조치
▲ 인천지하철2호선 탈선사고 은폐 허위보고사건으로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12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인천 교통공사 이중호 사장이 기자회견을 발표한 뒤 고개숙이며 사과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인천도시철도 2호선 탈선 사고를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대시민 사기극'을 벌인 인천교통공사가 담당 간부를 해임하고 수사기관에 넘기기로 했다. 교통공사 경영진은 전원 사의를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당시 모의훈련으로 조작한 과정에 대한 궁금증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인천교통공사 이중호 사장은 12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7일자로 직위해제한 경영·기술본부장 2명을 해임하고 종합관제소 간부 2명은 중징계를, 나머지 관련자 4명은 경징계 처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임은 교통공사 규정에서 임원에게 가해지는 최고 수준의 징계다. 공무원의 파면에 해당된다.

교통공사는 지난 8월7일 탈선 사고를 훈련으로 조작해 허위문서를 작성하고 유포한 혐의로 기술본부장과 운연차량사업소 직원 3명을 고발 조치하기로 했다. 이 사장과 영업본부장, 상임감사 등 나머지 임원들도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탈선 사고 이후인 8월 말 취임한 이 사장은 "안전한 지하철을 운영해야 하는 기본 의무를 저버린 중차대한 사건"이라며 "실추된 공사 이미지 회복과 경영진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모든 임원들이 사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천시와 국토교통부에 허위보고를 지시한 '몸통'은 아직 가려지지 않고 있다. 당시 사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경영본부장은 지난 6일 해명 기자회견에서 "기술본부장이 훈련이라고 보고해서 탈선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천시 감사관실이 최근 감사하는 과정에서 "사고 직후 경영본부장도 탈선을 인지했다"는 직원들의 진술이 확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탈선 사고에 이어 해명 기자회견에서도 연이어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배경이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경영본부장이 탈선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는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수 시 대변인은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거듭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철저하게 조사해 결과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