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주인'이라는 확고한 철학 필요"

"참여에만 그치는 건강 공동체는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주민이 직접 정책을 기획하고, 실행·평가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건강증진 및 하위 건강지표 향상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안승철 시흥시 건강도시추진본부장은 "건강도시를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답은 주민에게 있다"고 말했다.

시흥에는 6개의 행복건강증진센터가 있다. 존폐 위기에 몰렸던 보건진료소가 주민 공동체의 거점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주민들은 센터에서 건강 프로그램을 직접 꾸리고 있다. 능곡동 주민이 모인 '늠내향'을 비롯한 동아리들은 경로당 교육, 취약계층 먹거리 나눔, 걷기 행사 등을 벌인다. '시흥 아카데미'라는 건강활동가 양성 과정이 바탕을 이뤘다. 지금까지 19개 과정을 수료한 주민은 400여 명에 이른다.

안 본부장은 "적은 예산과 제한된 자원으로 건강증진 사업을 하려면 주민 조직이 필수적"이라며 "민관 협력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한때 시행착오도 겪었으나 '주민이 주인'이라는 확고한 철학이 있으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2014년 12월 원도심인 부평구 십정동에 문을 연 건강관리센터는 삶터 가까이에서 건강 검진과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주민 친화형 공간이다.

센터는 십정동 학교를 돌며 교육하고, 건강 관리를 받기 어려운 십정시장 상인에겐 월 1회 정기검진을 해준다.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609명이 등록된 센터 재방문율은 올해 79.8%에 이른다.

장정화 '건강과나눔' 상임이사는 "동별 보건복지시설은 최소한의 공간과 인력으로도 건강 불평등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며 "원도심과 의료기관이 적은 곳부터 우선 배치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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