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서 '히스패닉 전략' 우려 나와…젊은층 지지도 하락세


미국 대선을 50일 앞두고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고 있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승패를 좌우할 13개 경합 주에서도 동률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CBS뉴스와 유고브가 지난 14∼16일 13개 경합주의 등록유권자 4천202명을 상대로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오차범위 ±1.9%포인트)에서 클린턴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42%로 동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7∼9일 같은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이 44%를 얻었던 데서 2%포인트 하락한 결과다. 트럼프는 42%로 같았다.

이번 조사는 애리조나, 콜로라도, 플로리다, 조지아, 아이오와,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뉴햄프셔, 네바다,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 위스콘신에서 이뤄졌다.

CBS는 "경합주에서의 경쟁이 팽팽하다"며 "유권자들 사이에서 정파 간 차이가 유독 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기관인 모닝컨설트가 지난 15∼16일 투표의향이 있는 유권자 1천639명을 상대로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오차범위 ±2%포인트)에서는 클린턴이 42%로, 트럼프(40%)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등록유권자 1천861명을 상대로 한 같은 조사(오차범위 ±2%포인트)에서도 클린턴이 39%로, 트럼프(38%)보다 1%포인트 우세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트럼프의 헛발질과 공화당의 분열로 '압승' 전망까지 나왔던클린턴이 본선을 코앞에 두고 하락세를 보이면서 클린턴 캠프는 지지층 이탈을 막는데 부심하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플로리다에서 클린턴이 트럼프보다 여러 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역 표심을 잡는 데 고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지역은 반(反) 이민자 정책을 밀어붙이는 트럼프에 대한 반감이 높은 히스패닉 유권자가 전체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두 번이나 승리를 안긴 곳이다. 클린턴은 플로리다 TV 선거광고 등에 트럼프보다 엄청나게 많은 돈을 쏟아붓기도 했다.

하지만 NYT는 "최근 여론조사들을 보면 클린턴은 오바마가 사로잡았던 히스패닉, 젊은층, 백인 유권자를 사이에서 오바마와 같은 지지를 얻지 않고 있다"며 "플로리다는 경합주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고 굉장한 다양성이 있는 곳으로, 미국 전체의지표이며, 이곳에서 고전한 후보는 다른 곳에서도 그러곤 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플로리다뿐 아니라 미 대선전에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히스패닉 유권자를 겨냥한 클린턴 캠프의 전략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 깊은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히스패닉 유권자 사이에서는 클린턴이 트럼프보다 상당한 우위를 보이지만, 이러한 지지가 승리를 확신할 만큼 실제 표로 이어질 것인지는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클린턴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젊은 유권자를 겨냥한 전략에 집중하면서 최근에서야 주요 지역에 스페인어 선거광고를 내보내고 이민 문제를 넘어선 '민생' 관련 메시지는 제시하지 못하는 등 과거 오바마 대통령의 '히스패닉 전략'과 비교하면 적극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클린턴 캠프는 젊은 히스패닉 유권자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NBC뉴스는 퀴니피액대학, 폭스뉴스, CBS뉴스, 디트로이트 프리프레스 등 최근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클린턴이 경합주는 물론 전국적으로 35세 이하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잃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자유당의 게리 존슨, 녹색당의 질 스타인 후보를 포함한 여론조사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NBC는 "민주당이 나이 많은 유권자들에게서 잃은 표를 상쇄하려면 젊은 유권자 표가 많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추세는 클린턴에게는 심각한 문제"라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와 오하이오에서 클린턴이 백인 노동자 계층 유권자 때문에 초조해 하고 있다면서, 클린턴은 이곳에서 이들의 표심을 얻는 것은 기대하지 않고 다만 완패를 피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