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아마존, 룩셈부르크서 특혜의혹…구글도 세금폭탄에 노출

 
유럽연합이 30일(이하 현지시간) 애플에 대해 아일랜드에서 불법적 세금감면을 받았다며 역대 최대 규모인 130억 유로(약 16조2천억원)의 세금추징을 결정한 것은 다국적 기업의 세금 회피에 강력한 철퇴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 다음으로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는 기업은 아마존과 맥도날드가 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NBC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의 반독점 부서는 이들 2개 회사가 각각 룩셈부르크 조세 당국과 한 세금 합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불법적 세금감면을 받았는지에 지난해 12월부터 EU의 조사를 받고 있다.

조사의 초점은 룩셈부르크에 있는 맥도날드 유럽 프랜차이징이 2009년 이 나라 당국과 세금 합의를 통해 받은 특혜다. 맥도날드는 이로 인해 "유럽에서 받은 로열티에 대해 룩셈부르크나 미국 어디에서도 세금을 내지 않게 됐다"고 EU는 지적한 바있다.

맥도날드 유럽 프랜차이징은 2013년에만 유럽에서 2억5천만 유로(약 3천2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많은 나라는 이중과세를 방지하기 위해 기업이 이익을 주 소재지에 보낼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두고 있는데 맥도날드는 이를 악용했다는 것이 EU의 설명이다.

EU의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경쟁 담당 집행위원은 성명에서 "국가 간의 이중과세방지협정은 이중과세(double taxation)를 피하기 위한 것이지 이중 비과세(doublenon-taxation)를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아마존에 대해서도 비슷한 조사가 2014년부터 진행되고 있다. 아마존 건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EU 조사관들은 아마존이 거둔 이익의 "대부분"이 룩셈부르크에 있는 자회사 아마존 EU를 통해 이전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회사의 구조 때문에 룩셈부르크에서 이 이익에 대해 과세당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마존과 룩셈부르크 당국의 세금 합의에 따라 아마존 EU는 세액 공제가 되는 로열티를 룩셈부르크에 있는 유한책임회사에 지급하지만, 이는 룩셈부르크에서 법인세 부과 대상이 아니다. 이에 따라 아마존은 유럽 지역의 이익 대부분이 룩셈부르크에서 올린 것으로 잡히지만, 이 나라에서 세금을 내지 않았다.

룩셈부르크는 아마존과 맥도날드에 세금 특혜를 줬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맥도날드와 아마존도 유럽 지역에서 세금을 적절하게 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들 회사는 각각 연차보고서에서 조사결과에 따라 세금을 더 많이 낼 수도 있다고 밝혔다.

EU는 이미 스타벅스와 피아트 크라이슬러에 대해 세금추징을 결정한 바 있다. 이들 회사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EU는 다국적 기업들이 세금 부담을 줄이려고 각 나라의 조세 당국과 세금 합의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유럽에서 사업하는 다국적 기업들은 개별 국가 차원의 과세 강화 시도에도 직면했다. 구글을 비롯한 미국의 IT 기업들이 특히 세금을 회피한다는 손가락질을 받아왔다.

가령 스페인과 프랑스의 조세 당국은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프랑스 당국은 알파벳이 가산세와 벌금으로 10억 유로 이상을 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1월 영국 세무당국에 체납세 1억3천만파운드(약 1천900억원)를 내기로 합의한 바 있다.

유럽 본부를 법인세율이 낮은 아일랜드에 둔 알파벳은 이른바 '더블 아이리시'로 알려진 아일랜드의 조세 제도로 혜택을 봤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독일의 경제장관 시그마르 가브리엘은 구글의 세금 구조를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이날 제안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