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양자대화 의지 표명 직후 강경 발언…'남중국해 협상' 우위 포석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 중국을 향해 대화의 손짓에 이어 경고의 목소리를 날렸다.

25일 현지 일간 인콰이어러넷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필리핀군 제2보병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이 필리핀 영토를 침범한다면 피 비린내나는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이 우리를 선의로 대하기를 바란다"며 "다투고 싶지 않고 평화를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남중국해 분쟁 해결을 위한 평화적 노력이 실패하고 중국이 필리핀영토에 들어오면 군사력은 약하지만,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에 쉽게 (필리핀 영토를) 내주지 않을 것"이라며 "나를포함해 군인들의 뼈를 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방위력 강화를 위해 군 병력 증원을 약속했다. 필리핀 국방부는 2만 명의 병력 증원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과의 양자 대화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혔다.

그는 지난 23일 "중국 관료들을 화나게 해 관계를 단절하는 것보다 계속 외교적으로 대화하는 것이 낫다"며 남중국해 문제를 논의할 중국과의 회담이 연내 개최되기를 희망했다.

이와 함께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이 현재 실효 지배하는 남중국해 스카보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 필리핀명 바조데마신록) 해역에서 필리핀 어민들의 조업 허용을 요구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내달 라오스에서 열리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필리핀이 중국을 상대로 이긴 남중국해 영유권 국제중재를 거론하지 않겠지만 다른 회원국들이 중재 판결을 지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에 화해 제스처를 한 데 이어 군사적 대결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강온 양면전술로 향후 중국과의 남중국해 회담에서 우위에 서려는 의도로보인다.

또 중재 판결 이행이 중국 반발로 가로막힌 가운데 중국에 대한 두테르테 정부의 유화적인 태도를 비판하는 여론을 의식해 강한 영유권 수호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