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훈련 비난 피하려고 문제 삼는다"는 분석 제기


중국 관영 언론이 최근 서해 상에서의 중국군의 군사훈련 때 군용기가 한국의 방공식별구역(ADIZ)에 들어간 사건에 대해 한국이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오히려 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거론한 시점이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실시된 시기와 맞아떨어진다면서 한국이 한미 훈련에 대한 비난에 물타기를 하려는 목적으로 호들갑을 떠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24일 '한국이 방공식별구역에 대해 호들갑을 떨고 있다'는 사설에서 한국 매체들이 지난 22일 군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공군 전략폭격기를 포함한 항공기 3대가 최근 한국의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했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방공식별구역은 특정 국가의 영공이 아닌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므로중국과 한국은 겹치는 지역을 포함해 모두 여기에 들어갈 권리가 있다는 의미"라면서 "한국군과 매체가 이에 대해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문제를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과도 연관 지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한국의 사드 배치 주장에 대응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한국의 결정이 신중한 고려 끝에 나온 것으로 믿고 있으며 중국의 대응 또한 냉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이번 결정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며 중국은 그렇게 할 많은 방법을 가지고 있다"면서 "중국은 겁을 주면서 긴장을 불러일으킬 필요가 없다"고 신문은 주장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이날 사설뿐만 아니라 별도의 기사에서도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방공식별구역 침해 사건을 거론하면서 한국 매체가 사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한국과 일본의 민감한 지역에서 중국이 원거리 훈련을 했다는 점은 강해지는 중국군의 면모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뤼차오(呂超) 랴오닝(遼寧)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주임은 "한국 매체가 중국 군용기의 한국의 방공식별구역 침범을 거론한 시기가 흥미롭다"면서 "중국 군용기가 지난 18일 전개됐는데 한국군은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된 22일까지 이에 대한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양국 관계가 더 긴장 상태로 가는 걸 피하기 위해서라도 중국 공군기의 방공식별구역 비행에 대해 과장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 중국군 전문가는 "이번 중국군 훈련이 일본과 한국에 강한 메시지를 보냈다면 옳은 일을 한 걸로 보인다"면서 "왜냐하면 중국과 한국의 부정적인 행동이 중국과의 관계를 해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