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가 또다시 혼잡을 빚고 있다. 서안산IC를 중심으로 신갈~안산고속도로 인천방면과 서해안고속도로 신갈방면이 교통체증으로 온종일 주차장을 방불케하고 있다는 소식은 우리를 안타깝게 한다.

 평소 5분이면 통과할 수 있는 안산IC에서 서안산까지 4.2㎞구간에서 무려 2시간30분이 소요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교통량조사 등 사전조사 분석을 소홀히 한 채 우격다짐으로 요금징수를 개방방식에서 폐쇄식으로 강행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최악의 현상이 지금으로서는 쉽게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 안이한 태도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실망스러운 것은 도로공사쯤되는 기관이 도로관리자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저버렸다는 사실이다. 준비가 덜된 폐쇄적 요금징수 방식을 밀어붙임으로써 새로운 물류비 발생을 유발하여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경제에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비판 등 사회를 혼잡스럽게 만들지 모른다는 관점에서 도공의 방침이 지혜롭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해 두고자 한다. 더욱이 일찌기 볼 수 없는 혼잡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고속도로 주변은 남동공단, 시화공단 등을 끼고 있는 중요한 길목이다. 수출부진, 경기침체, 실업증가 등으로 어느 때보다도 경기팽창의 뒷받침이 요구되는 마당에 길이 막힌다면 그로 인한 물류비 가중으로 경제 전반에 걸친 충격파는 예상을 초월한다.

 도공은 “요금소 16개를 설치하려 했으나 이 지역이 그린벨트인데다 문화재가 출토되고 군부대와의 매수협의가 지연돼 충분한 요금소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걸림돌을 그대로 둔 채 왜 폐쇄식으로의 이행을 서둘렀느냐 묻지 않을 수 없다.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말썽이 나자 근본대책을 강구하기보다는 도로에서 요금을 미리받는 등 수입올리기에 급급한 도공의 태도다.

 도공은 돈벌이만을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수익을 올리려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세상이 뒤틀리기 쉽고 그것이 미치는 악영향은 훨씬 클 수밖에 없다. 고속도로의 교통체증을 당장 완화할 수 있는 결단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