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려주소 매어주소/이논뱀이 들려주소/이논뱀일 매어주면/준치자반 담그리라/준치자반 아니먹는/신계곡산 중이라도/속인적엔 먹었다네/이논뱀이 물결좋아/일천가지 벌어져서/삼천석이 솟아난다/삼천석이 솟아나면/부모봉양 하여보세/부모봉양하구 남건/처자권속 배불리자/처자권속 배불리고/남거든 봉제사/사회봉사 하여보자”

 포천지방에서 논김 맬때 불리던 농요 `메나리"의 가사이다. 하긴 포천만이 아니라 한수이북의 가평 양평 지방에서 많이 불리웠다. 메나리를 혹 미나리라고도 하는데 특히 포천지방의 메나리가 가락도 특이하고 노래하는 방식이 재미있다고 한다. 경기도내 뱃노래를 위시 많은 농요를 수집 정리한바 있는 김순제 교수는 처음 포천 메나리를 발굴 녹음하던 당시의 감격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하면서 교창방법으로 노래하는 농요는 이것 뿐이라고 확언한다.

 논김매기는 모내기를 마친후 자라는 동안 잡초를 뽑아주는 작업이다. 농부들이 호미들고 논에 들어가 한줄로 엎드려 하는데 경기지역에서는 논김을 보통 세번 맸다. 이것을 애벌 두벌 세벌 맨다고 했는데 세벌때는 맨손으로 하며 `훔친다"고도 했다. 이때쯤 한해 논농사가 끝나갈 무렵이어서 호미를 깨끗이 닦아 벽에 걸고 호미걸이 행사를 벌였다. 논김매기는 질척한 논바닥에서 허리굽혀 하는 작업인 만큼 농사중에서 가장 힘들고 고된 노동이다. 이런때 노래로 흥을 돋구고 스스로 마음을 달래려는 자위적 노래가 논김매기 노래 즉 메나리였다.



 그러니 농요중에서 가장 많이 불린 노래는 논김맬때의 노래인데 가사는 비슷해도 가락은 지역에 따라 특징이 있었다. 하긴 논김매기뿐 아니라 모를 찌거나 모낼때 부르는 농요는 그 노래속에 우리 겨레의 평소 낙천적 생활관이 담겨 있었다. 포천 메나리의 가사 끝부분에도 보이듯 부모봉양과 처자권속을 배불리는 것이 농사 즉 살아감의 모두였다.



 포천 메나리의 문화재 지정 기념비 제막식이 지난 30일 가산면 방축리에서 있었다. 그러나 기계화 영농을 하는 지금 옛 농요가 점차 사라져감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