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8.png
▲ /연합뉴스

중국이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반대하는 가운데 중국 매체들이 자국을 방문한 한국 야당 의원들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방중 한국 야당 의원들이 애초 사드 배치에 반대해온 의원들이라는 점에서 중국당국은 이들이 방중 기간에 확실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기를 기대했는데 움츠리면서 피하는 모습만 보이자 실망감을 표출한 것.

그럼에도 중국 매체 일부는 양국 간에 이런 고위급 접촉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0일 한국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초선 의원들이 방중 기간에 언행을 삼가더니 3줄짜리 발표문을 내고 줄행랑을 쳤다며 불쾌감을 내비쳤다.

이 신문은 "한국과 중국의 소통을 위해 왔다는 방중 의원단이 박근혜 대통령의 우려 표명 이후 베이징에서 말과 행동을 조심하더니 중국 싱크탱크인 판구(盤古)연구소의 한중 원탁토론회에서 상당 부분 공허한 내용만 담긴 3줄짜리 성명만 낸 뒤 신속하게 떠났다"고 보도했다.

판구연구소의 토론회 이후 중국 측 참석자들은 공동발표문에 사드에 반대한다는내용을 포함하자고까지 주장했으나 방중 의원단의 반대로 무산됐으며, 환구시보의 이날 보도는 한국 의원단의 이런 태도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방중 의원단의 행보는 한국에서도 적지 않은 비난을 받았다. 

사드 배치를 놓고 한중 간에 갈등이 고조되는 미묘한 시기에 방중한 데다 의원단과 재중 한국 기업인 간담회 무산 등 실제적인 성과가 거의 없었고 중국 관변단체로부터 중국 측의 사드 반대 논리만을 듣는 자리로 이용당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9일 판구연구소 토론회를 취재하기 위해 10여개가 넘는 한중 매체가 몰려 치열한 취재 경쟁을 벌였는데 '한중 쌍방은 작금의 한중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 등 3줄짜리 성명만 나오고 사드 배치에 대한 내용이 없어 현장에 있던 기자들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고 환구시보는 전했다.

신문은 다양한 한국 매체를 인용해 방중 의원단과 관련한 한국 내 부정 여론과 압력을 자세히 보도하면서 이들 의원이 이런 압박 때문에 움츠러들었다고 비난했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논란 속에 방중한 야당 의원들이 판구연구소에서 깊이 있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는 공동 성명 외는 추가적인 발언이 없었다면서, 당초 이들은 중국 당국자 및 학자들과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었다고 보도했다. 이런결과는 한국 정부가 이들 의원의 방중에 대해 강력히 우려한 데 따른 것으로 봤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했던 왕쥔성(王俊生) 사회과학원 아태전략연구원 연구원은 이번 야당 의원들의 방문은 한국 내 사드 배치를 둘러싼 균열을 반영한다면서 "의원들의 이번 방문이 고위급 양자 교류의 중요성을 높였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