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오포·비보 점유율 20% 첫 돌파…삼성과 1.6%p 차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 가운데 세계 1위를 꿈꾸는 화웨이(Huawei)를 비롯해 오포(OPPO)와 비보(vivo) 같은 신흥 강자들이 무섭게성장하고 있다.
 
8일 시장조사업체 IDC가 올해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글로벌 3∼5위를 차지한 화웨이와 오포, 비보의 점유율 합계는 처음으로 2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국 3개사의 출하량은 7천110만대로 점유율은 20.8%다. 화웨이(3천210만대)가 9.4%이며 오포(2천260만대)는 6.6%, 비보(1천640만대)는 4.8%다.

1위 삼성은 7천700만대로 22.4%의 비중을 차지했으며 2위 애플은 11.8%였다.

중국 '빅 3'의 점유율은 삼성에 1.6%포인트 차이로 바싹 따라붙었다. 1년 전만 해도 7.2%포인트 격차가 있었다. 이런 기세라면 이들 업체는 하반기에 삼성을 추월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분기에 이들 3개사는 4천830만대를 출고해 14.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1년 만에 점유율이 1.5배로 늘어난 것이다. 특히 오포는 136.6%, 비보는 80.2%라는 놀랄만한 증가율을 기록했다.

오포와 비보는 브랜드가 다르지만 모두 BBK전자의 자회사다. BBK전자는 사실상 세계에서 삼성과 애플 다음으로 큰 스마트폰 메이커가 된 셈이다.

1∼2년 전만 해도 화웨이와 레노버, 샤오미 등이 중국의 스마트폰 삼인방으로 꼽혔지만 이제 화웨이와 오포, 비보가 '신(新) 삼인방'으로 불릴만하다.

이들 업체 가운데 특히 삼성과 애플에 위협적인 업체는 화웨이다. 화웨이는 지난달 삼성에 특허소송을 냈으며 지난주에는 삼성의 고위 임원을 빼간 사실이 보도됐다.

 화웨이의 소비자사업그룹 CEO인 리처드 위는 지난 6월 한 포럼에서 화웨이가 5년 안에 "세계 스마트폰 메이커 1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은 25%가 넘을 것이라고 그는 기대했다.

화웨이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상반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6천56만대로 작년 동기보다 25% 증가했다고 밝혔다. IDC가 같은 기간 글로벌 시장 성장률을 3.1%로 추산한것과 비교해보면 놀랄만한 수치다.

화웨이는 해외 시장의 성장세가 빠르다면서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시장 점유율이 15%를 돌파했다고 시장조사업체 Gfk의 자료를 인용해 밝히기도 했다.
 
IDC에 따르면 화웨이는 할리우드 스타 스칼릿 조핸슨을 광고 모델로 쓴 P9이나 메이트 8 같은 프리미엄 라인업 덕분에 500∼600달러짜리 하이엔드 스마트폰 판매가25% 증가했다.

화웨이의 상반기 소비자 사업 매출은 774억 위안(약 13조원)으로 전년보다 41%나 늘었다.

화웨이는 올해 1만5천개의 매장을 추가로 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매장 확대를 통해 더욱 많은 소비자에 다가가고 하이엔드 스마트폰 판매도 늘린다는 것이다. 화웨이는 5월 기준으로 중국 본토 1만1천개를 포함해 3만5천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다.
 
리처드 위는 올해 출하량 1억5천만대 목표도 달성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는1억800만대로 중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1억대 고지에 도달했던 지난해보다 30% 많은 수치다.

화웨이의 과제는 미국의 고가 제품 시장에서 삼성, 애플과 경쟁하는 것이다.

오포와 비보는 안방인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에 치중하고 있다.

오포는 오프라인 매장에 초점을 맞춘 전략에 힘입어 판매를 급격히 늘려왔다. 포브스에 따르면 오포의 오프라인 매장은 중국에 20만개가 있다.

제품을 주로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샤오미와 대조적으로 판매량의 5%만이 온라인채널에서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오포는 6월에 중국 시장에서 22.9%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중국에서 대도시보다 중소도시에서 강점이 있다. 오포는 베이징, 상하이 등 이른바 1선도시에서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으며 인도와 인도네시아 같은 신흥시장에도 성장 기회가 있다.

비보는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한국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주연 배우송중기를 모델로 기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판매도 늘렸다.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비보는 2분기에 인도 시장에서 작년 동기 대비 201% 성장률을 기록하며 인도 진출 처음으로 분기 100만대 출하를 기록했다.

이들 외에도 ZTE, 샤오미 등도 세계 시장에서 4%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1위인 삼성전자와 애플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 속에 중국 업체들의 부상으로 궁지에 몰렸다.

다만 프리미엄 폰 시장은 삼성과 애플의 양강 체제로 큰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아직은 애플과 삼성에 수익성 측면에서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면서 "화웨이 같은 업체는 견제해야 할 것이다. 화웨이는 통신장비에서 시작한 업체로 특허도 있다. 비보나, 오포, 샤오미 같은 업체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치우쳤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표>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5대업체 출하량과 점유율
 
(단위: 100만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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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체 │2016년 2분기│2016년 2분│2015년 2분│2015년 2분│출하량 │
 │ │ 출하량 │기 점유율 │기 출하량 │기 점유율 │증감률 │
 ├──────┼──────┼─────┼─────┼─────┼─────┤
 │삼성 │77 │22.4% │73 │21.3% │ 5.5% │
 ├──────┼──────┼─────┼─────┼─────┼─────┤
 │애플 │40.4 │11.8% │47.5 │13.9% │-15.0% │
 ├──────┼──────┼─────┼─────┼─────┼─────┤
 │화웨이 │32.1 │9.4% │29.6 │8.6% │ 8.4% │
 ├──────┼──────┼─────┼─────┼─────┼─────┤
 │오포 │22.6 │6.6% │9.6 │2.8% │136.6% │
 ├──────┼──────┼─────┼─────┼─────┼─────┤
 │비보 │16.4 │4.8% │9.1 │2.7% │ 80.2% │
 ├──────┼──────┼─────┼─────┼─────┼─────┤
 │화웨이+오포+│71.1 │20.8% │48.3 │14.1% │ 47.5% │
 │비보 │ │ │ │ │ │
 ├──────┼──────┼─────┼─────┼─────┼─────┤
 │기타 │154.8 │45.1% │173.6 │50.7% │-10.8% │
 ├──────┼──────┼─────┼─────┼─────┼─────┤
 │합계 │343.3 │100.0% │342.4 │100.0% │ 0.3 │
 └──────┴──────┴─────┴─────┴─────┴─────┘
 
  ※ 자료: IDC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