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입공급책 등 10명 검거…위조품 2천여점 압수
정품가 80%에 인터넷 유통…獨 헨켈, 피해 잇따르자 수사 의뢰



독일의 유명 접착제 '짝퉁'을 국내에서 대량으로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 동두천경찰서는 사기 및 상표법 위반 혐의로 수입공급책 박모(42)씨를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위조 상품을 판매한 김모(52)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이들은 2013년부터 최근까지 독일 헨켈(Henkel)사의 접착제 '록타이트(LOCTITE)' 위조 상품 3만6천915점(54종)을 중국에서 들여와 국내 대형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3천858명에게 5억3천만원어치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중국 현지 공장에서 제조된 가짜 '록타이트' 상품을 매입한 뒤 청계천이나 구로 공구상가 등에 정품 판매가격의 50%로 납품했다.

이를 공급받은 유통업자들은 옥션·지마켓·11번가·인터파크 등의 국내 유명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전국에 있는 소비자 3천858명에게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 상품인 '록타이트277'는 소비자가격이 각각 50ml짜리 1만3천915원, 250ml짜리 5만1천207원인데, 인터넷에서 80% 수준 가격으로 판매했다.
 
정밀 전자제품에서 중공업 장비까지 다양하게 사용되는 록타이트 상표 나사고정제 등은 당장 사용상의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내구성과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

실제로 배관 자재를 제조해 건설현장에 공급하는 국내 모 업체는 위조 상품을 구매해 사용했다가 60도 이상의 고온에서 밸브에 누수가 발생하는 치명적인 결함을 발견했다. 이 업체는 해당 제품을 전량 수거하고 이미 설비된 제품은 전면 재시공해야 했다.

이번 수사는 위조 상품으로 인한 피해 사례와 항의가 잇따르자 상표권자인 헨켈코리아사(社)에서 직접 수사를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위조품 수입을 위해 중국으로 나갔던 박씨 등을 공항에서 검거하고, 이들이 비밀창고에 보관 중이던 위조 상품 2천여점을 압수했다.

또 수입업자와 판매상들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위조 상품을 산 피해자들이 판매상을 통해 피해금을 환급받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짝퉁은 정품과 달리 앞면에 중국어가 표기돼 있으며 뒷면에는 '한글경고표지(MSDS)'가 부착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관련 문의사항은 헨켈코리아(☎02-3279-1868) 또는 동두천경찰서 수사지원팀(☎031-869-0266)으로 전화하면 된다.

또 록타이트 정품 확인 사이트(http://henkel-adhesives.co.kr)나 메일(henkel.korea_adhesives@henkel.com)로 위조 상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