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잡이철을 맞아 중국어선들의 행패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 인천해양경찰은 지난 30일 서해특정해역을 2마일 가량 침범, 불법조업을 한 중국 쌍끌이 저인망 어선 4척을 나포했다고 한다. 이에 앞서 27일과 28일에도 4척을 승선원과 함께 붙잡아 조사중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몇가지 확연한 사실에 주목하면서 후회스러운 일이 없도록 미리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선 우리 해경에 검거된 어선이 중국의 것이며 불법조업을 한 바로 그 일대가 우리의 배타적 주권이 미치는 해역일 뿐 아니라 요며칠 사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어선들은 마구잡이식으로 남획을 할 게 뻔하다.

 그렇지 않아도 어획량이 해마다 감소해 어민들의 시름이 쌓여만 가는데 이처럼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이 극성을 부린다면 우리나라 최대어장의 하나로 꼽히는 서해어장 어종의 씨를 말릴 가능성이 크다. 어민들은 물론이요 일반 여론이 온통 중국어선들의 불법 조업을 걱정하고 우려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일 것이다. 물론 당국이 불법조업을 못하도록 애를 쓰고 있음은 모르지 않으나 어찌된 노릇인지 해마다 이맘 때만 되면 대거 몰려 우리 수자원을 노략질하고 있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 성어기가 되면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이 연례행사처럼 돼 왔는데도 왜 미리 이를 방지하지 못했는지 아쉬움이 따른다.

 뒤늦게 해경은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이 성행할 것으로 보고 해상경계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중국어선들의 우리 해역 침범을 더이상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해경이 밝힌 해상경계 강화가 관행적인 여론 잠재우기식 대처방안처럼 비쳐져서는 곤란하다. 따라서 보다 근본적이고 강력한 대책의 수립이 필요하다.

 이제 중국어선들의 우리 해역 침범-불법조업이 한계에 온만큼 우리로서는 분명한 원칙을 재확인하지 않으면 안된다. 해경이 부족한 인원으로 해상경계 임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렇지만 우리의 해역에 구멍이 뚫리는 현상은 결코 용납돼선 안된다. 이런 때일수록 해경은 근무태세를 가다듬어 국민의 불안의식을 해소시켜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