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과 용유도는 각각의 섬이었다. 두섬 사이에는 거리를 두고 바닷물이 넘실거렸다. 그러나 간조때에는 두섬 사이에 바다가 없었다. 광활한 갯벌이 전개될 뿐이었다. 두섬 중간쯤에 얕은 갯골이 있어 그곳으로 썰물에는 바닷물이 빠지고 밀물때는 물이 밀었다.

 그래서 예전 사람들은 두섬 사이를 걸어다닐 수 있었다. 물이 썰기 시작하는 시각에 맞추어 부지런히 건너 가노라면 다시 물이 밀기 전에 건너편에 닿을 수 있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지체를 했다가는 바닷물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고 수중고혼이 된다고 했는데 그것은 과장일뿐 경험적으로는 그처럼 급박하지는 않았던듯 하다.

 아무튼 이렇게 해서 건너다니는 두개의 뻘 길에는 돌로 징검다리가 놓여 있었다. 하나는 용유도의 남북동에서 영종의 삼목도로 향하는 길이요 또하나는 하류의 지금은 이름만 남은 신불도로 우회하는 코스였다. 그러니 후자는 하류임으로 인해 밀물이 일러 그만큼 위험이 따른다고 했다. 그런데 그곳 징검다리는 어느 독지가가 부를 사회에 환원한 것이었다. 성공한 금광주가 거금을 쾌척 뻘에 빠지지 않고 쉽게 건너도록 돌을 깔았다고 한다.

 두개의 섬이 하나로 된 것은 국제공항이 들어서면서이다. 92년 두섬 사이의 갯벌을 메워 공항을 시설하는 공사가 시작되었을때 두개가 하나 되었다. 남북으로 제방이 막아지고 마침내 9년간의 공사를 끝내 지금은 그곳에서 비행기가 뜨고 내린지 한달이 되었다. 실로 상전벽해의 대드라마이다.

 그같은 역사적 장소에서 내일 인천일보가 주최하는 공항개항기념 마라톤대회가 열린다. 공항 청사 앞을 출발 남측 방조제로 해서 용유도의 반환점을 돌아오는 하프코스와 옛 신불도를 지나 돌아오는 10㎞, 5㎞ 등 3개종목으로 그야말로 환상의 코스이다. 그런만큼 마감일을 당겼는데도 9천여명이 참가신청을 했다.

 마라톤은 어느 누구와 겨루는 경기가 아니다. 자신과 싸워 의지와 능력을 테스트하는 성취욕의 스포츠이다. 참가자 모두 해변도로를 달리면서 마라톤의 의미도 음미하리라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