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대한민국 열어갈 중심체 … 시민 모두가 주인 의식 가져야"
▲ 인천일보 창간 28주년을 맞아 지난 4일 인천시청 접견실에서 특별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유정복 인천시장. 유 시장은 "인천이야말로 미래 희망을 열어갈 가치 있는 도시라는 사실을 300만 시민 모두가 함께 느끼고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취임 후 현안 산적 … "부채 감소 큰 성과" 자평
가치재창조 실행 단계 … 인천발 KTX 첫 작품
후반기 '시민행복·주권시대' 집중 … 협치 중요

2014년 7월부터 2016년 6월까지. 민선 6기 유정복 인천시장의 임기는 어느덧 절반을 넘어 후반기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 4일 만난 유 시장은 지난 2년을 "어려웠지만 성과를 낸 시기"라고 자평했다.

무엇보다 재정위기주의단체 지정이라는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부채 규모를 2조 원쯤 줄였고, 가치 재창조와 같은 시정 핵심 가치를 잘 알려왔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인천발 KTX와 같은 굵직한 공약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등 시정에 자신감을 가질만한 일도 생겨났다.

하지만 아직도 과제는 차고 넘친다. 제3연륙교 건설이나 루원시티를 비롯한 각종 개발사업들은 아직 실타래가 풀리지 않았다. 미래 먹거리 산업을 키우는 일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서울의 위성도시에서 벗어나 우뚝 서야 한다. 후반기에도 최근 새롭게 제시한 '인천 주권시대'를 기반으로 추진해야 할 일이 많다. 특

히 아직까지 모호한 '21세기형 공동체' 설립이나 '성장과 복지 모델의 결합' 등 새롭게 등장한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을 제시해야 한다. 유 시장은 "인천은 수도권의 한 도시도, 관문도 아니다"라며 "300만 거대도시이자 대한민국을 열어갈 중심체이며, 시민 모두가 주인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문일답으로 유 시장의 생각을 들어봤다.

취임 2주년을 맞이했다. 소감은.

-2년 반환점을 돌고나니 앞만 보고 달려왔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시장이 돼서 시정을 들여다봤을 때 '만만치 않다'고 생각했다. 역시 생각했던 것보다 어렵고 심각했었다. 아시다시피 부채가 13조원에 달했다. 안 보이는 법정 의무적경비도 상당했다. 1조원이 넘었으니까. 이런 상황이 눈앞에 닥친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그동안 많은 현안이 닥쳐왔다. 재정에 힘을 싣기 위해 정무부시장을 경제부시장으로 바꾸고, 수도권매립지 현안을 처리했다. 루원시티, 제3연륙교 건설, 원도심 재생사업, 경제자유구역 투자유치 문제 등 대형 사업들이 놓여있었다.

현안이 잘 안 풀린다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잘 듣고 있다. 그래도 2년 지나면서 재정건전화 목표를 세우고 부채를 줄인 건 상당히 성과를 냈다고 자평할 수 있다. 보람도 있었다.

후반기 시정 방향은.

- 빚을 줄이고 문제를 푸는 것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시민 행복 더하기', '인천 주권 시대 열기'에 집중하려 한다.

민생주권의 시대를 열어 인천형 복지모델을 마련하고, 시민의 삶이 직결된 곳에 재정투입을 확대하겠다. 교통주권의 일환으로 인천발 KTX를 비롯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서울 7호선 청라연장 등 현안 철도사업을 추진해 인천 중심의 철도체계를 완성하려 한다.

해양주권으로는 섬 접근성과 도서민 정주여건 개선에 힘쓸 것이며, 환경주권의 일환으로 수도권매립지 정책의 일관된 추진과 녹색기후기금(GCF) 본부도시에 걸맞은 환경 개선에 힘쓰겠다.

재정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겠다. 이러한 문제들은 '소통과 협치'로 풀어가겠다.

가치 재창조 정책, 아직 담론인가 아니면 실행단계에 있나.

-가치 재창조는 거대담론이 맞다. 하지만 그게 중요하다. 단위사업을 해결하는 것 이상으로 방향성을 제시하는 건 중요한 일이다.

만약 대구, 부산, 광주라면 이런 정책을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지역 중심의 체계와 정체성이 확립돼 있기 때문이다. 시민의 하나 된 문화구조도 있다. 반면 인천은 그렇지 않다. 인천은 수도권의 위성도시로 취급되는데, 가치 재창조는 그게 아니라고 말하는 정책이다. 역대 시장과도 차별화되는 부분일 것이다. 많은 분들이 가치 재창조에 긍지를 느낀다는 말씀도 해주신다.

실체도 있다. 가치 재창조로 잠재역량과 자산을 살리자고 말하면서 단위 사업들이 나온다. 문학산 정상 개방은 그렇게 나온 정책이다. 방위중심의 기초자치단체 명칭을 정상화하는 정책도 그렇다. 이게 다 가치 재창조다.

인천발 KTX는 가치 재창조 정책의 첫 작품이다. 인천은 통로가 아닌 주인이기 때문에 인천에서 KTX를 출발시켜야 한다는 게 시작이었다. 인천발 KTX는 정말 인정받고 싶은 사업이다. 이미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도 나왔고 이제 속전속결로 사업까지 시작된다.

4월 총선 이후 여야의 협치는.

-중국어선 불법조업 대책이나 어민 피해지원, 서해5도 특별경비단 신설 등 풀어가야 할 지역현안이 많다. 특히 정부 지원금 확보를 위한 공조는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생각한다.

현안 해결에 단결된 힘이 필요하며, 발전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이를 위해 여야 의원과 함께 현안을 풀어가기 위한 협의체 구성에도 합의했다. 지방정부는 살림을 하는 곳이고, 정권 쟁취보다는 시민행복에 더 초점을 둬야 한다.

월미도 일원 친인척 부동산 투기논란이 일었는데.

-오해가 컸고 내가 참 괴로웠다.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직위를 앞세워 사적 이익을 취득하는 건 안 된다는 게 내 기본철학이다. 그런 일은 있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다.

고도제한 완화는 이미 지난 2014년 결정돼서 진행되던 일이었다. 내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관할하지도 않는다. 지역 주민의 숙원이 있었기에 정상적으로 진행되던 사안이었다. 그래도 어떤 경우라도 시민이 오해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고, 결정고시를 유보시켰다. 현재는 절차상 문제가 있는지 들여다보는 상황이다.

시민들에게 당부의 말씀은.

-인천이 미래의 희망을 열어갈 가치가 있는 곳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300만 거대도시는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시민들이 인천에 자부심과 긍지를 느껴주시고 다른 어떤 지역보다 크게 발전할 도시라는 점을 기억하고 힘을 모아주셨으면 한다. 시장이 앞장서겠다.

마지막으로 인천일보의 창간 28주년을 축하드린다. 시민에게 사랑받는 지역 언론으로 발전하길 충심으로 기원한다. 인천시민의 신문으로서 올바른 정보 제공과 역할, 가치 재창조에 힘써 주시길 부탁드린다.

"대권 도전 상황 온다면 피하지 않을 것"


내년 말 대선을 앞두고 최근 몇몇 시·도지사들은 대권에 도전할 '잠룡'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큰 정치에 대한 뜻을 강하게 드러내진 않았지만 "상황이 변한다면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유 시장은 정치인생을 말할 때 '역할이 주어졌다'고 표현한다. 다른 정치인처럼 강한 권력의지로 위를 향하기보다, 언제나 일해야 할 상황을 맞이하고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유 시장은 "과거 김포에 연고도 없었는데 불가피하게 김포시장에 출마해야 할 상황이었다"라며 "인천시장 출마도 직전까지 나가겠다는 말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자리를 보면서 일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라며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길을 가고, 성취하고, 마다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유 시장은 지금은 시장직에 충실하고 있다고 했다.

유 시장은 "장관을 두 번하고 국회의원 3선에 다 내려놓고 시장이 됐다"라며 "인천은 정말 중요하고 소중한 지역이며 인천의 문제는 대한민국의 문제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내가 목표로 한 문제를 풀고 인천의 희망을 열어가는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대담 윤관옥 정치부장·정리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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