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종완 교수 인천대 인천방재연구센터장
허종완 교수 인천대 인천방재연구센터장

송도 매립지 조성 사업은 1994년에 1공구 매립공사를 시작으로 현재 11-1공구까지 여의도의 16배인 총 1600만평 면적의 땅이 공유수면인 인천 송도 바다 위 갯벌에 메워져 건립됐다. 송도 신도시 조성 사업은 2004년 7월 갯벌타워의 준공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매립지는 일반적인 지반과는 다르게 다른 지역에서 운반해온 토양을 메워서 조성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충분한 다짐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침하 발생이 빈번한 연약지반이 되기 쉽다.

특히 송도와 같이 바다위에 세워진 매립지는 해수면의 영향을 쉽게 받아 매립지 성토층에서 토양의 공극 사이로 바닷물의 유입이 쉽고 강수량의 영향으로 지반 침하 발생 가능성이 타 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특히 매립토에 입자가 큰 사석이나 모래로 매워지면 토양의 공극화 현상이 커지고 해수와 강우의 유입이 심해져서 지반이 침하될 수 있다. 더불어 지진 발생 시 지반이 두부처럼 물렁해지는 액상화 현상이 발생하기 쉬워 재해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1990년대에 비교적 오래전에 매립된 1-2공구는 긴 시간 동안 성토와 다짐이 비교적 잘 된 편에 속한다. 공사가 완성돼 직접 확인이 어렵겠지만 매립된 토양에 비교적 입자가 큰 사석으로 메워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석을 통해 지하로 유입된 바닷물로 인해 가스, 전기, 케이블을 운송하는 지하 공동구에 장마철과는 관계없이 평소에도 지하수가 유입되고 있다.

특히 대규모 쇼핑몰이나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지하층 건설을 위한 흙막이 공사를 한 주변 도로는 부분 침하와 차량의 주행 방향으로 단차와 같은 갈라짐 현상이 발생한다. 이는 지하수 수면 아래로 굴착시 바닥면에 히빙이나 파이핑 현상으로 도로부분에 차지하는 물이 배수되면서 공극이 발생하게 된다.

여기에 반복적인 차량 하중에 의해 공극이 메워지고, 침하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시흥에서 인천으로 들어오는 제3경인 고속도로와 최근 매립공사가 진행되거나 완공된 10-11공구에서 바다와 인접한 도로들은 침하 발생이 심각해 차량 과속시 교통사고의 위험이 있다. 지금도 매립이 진행 중인 LNG 기지 주변에서 밀물 시기에 상당량의 바닷물이 성토층과 성토층 아래로 유입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송도는 새로 매립된 토지위에 고층의 빌딩과 아파트가 지속적으로 건설되고 있다. 매립지 연약 지반위에 고층 구조물의 엄청난 자중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암반 지역까지 파일을 박아서 지지력을 확보해 건물을 건설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판단된다.

비록 파일을 사용해 구조물 하부에 지지력을 확보하더라도 충분한 기간을 두어 지반의 다짐을 확보하지 않는다면 지하수위가 빠지거나 공극이 메워지면서 침하가 발생해 구조물이 점차적으로 기울어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구조물이 부등침하로 인해 기울어지면 부가적인 편심이나 전단을 받게 돼 벽면에 균열이 발생되고 사용성이 저하되는 문제점을 발생시킨다.

연약 지반의 경우에는 성토층의 상태를 확인하고 충분한 시간을 두어 다짐하거나 다른 보강재를 사용해야 하는 추가 시공이 요구된다고 판단된다. 현재 송도 지구의 매립과 신도시 건설 사업으로 인해 빠른 속도록 고층 빌딩과 아파트가 건설되는 시점에서 지반침하와 관련한 사항은 시공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특히 해수의 유입이 많은 매립지 특성을 감안할 때 성토층이 사질토로 채워져 있는지를 확인하고 지진 발생시 액상화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적 대비와 조치가 요구된다. 우리 주변에 재해로 인한 사고 발생이 흔하지는 않지만 재해 발생시 발생되는 피해가 막대하므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허종완 교수 인천대 인천방재연구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