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무대, 역모션 연출 … 상상력 자극
내달 1·2일 복사골문화센터서 공연


부천문화재단이 2016년 시즌공연의 대미를 장식할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을 오는 7월1~2일 복사골문화센터 아트홀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 '메피스토' 등공연계 명콤비 서재형 연출가와 한아름 극작가의 대표작이다.

2005년 '자유젊은연극시리즈'로 첫 선을 보인 후 2009년 창작뮤지컬로 재탄생했다. 2011년 더 뮤지컬 어워즈 소극장 창작 뮤지컬상, 2012년 한국뮤지컬대상 베스트창작뮤지컬상과 연출상을 받으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수작이다.

조선시대 왕세자가 실종된 시점부터 3시간 동안의 일을 추적하는 '왕세자 실종사건'은 궁궐 내 복잡한 관계를 파헤치는 미스터리극이다. 진실을 찾는 과정에서 현재와 과거, 상상이 연결되고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관객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사라진 시간동안 드러나는 질투와 배신, 음모 속에서 밝혀지는 뜻밖의 진실, 그리고 궁녀 자숙과 내시 구동의 애틋한 관계는 슬프지만 긴 여운을 남긴다.


주목할 부분은 무대 활용과 음악 선율이다. 특별한 배경이나 설치물이 없는 텅 빈 무대는 제한된 공간을 배경이나 소품으로 채우는 방식을 탈피해 미니멀하고 상징적인 디자인으로 반향을 일으켰다. 배우들의 동선과 연기, 노래 그리고 조명과 효과음만으로 구성된 무대는 관객들의 상상력을 확장시킨다.

새로운 뮤지컬 양식으로 인정받은 '플래시 백'은 마치 영화를 상영하다 필름을 거꾸로 돌리는 듯한 기법으로 눈길을 끌었다. 배우들이 추리를 시작하는 순간 역모션으로 시간을 되돌려 사건을 재구성하는 형식은 비어있던 사건의 진실을 채워나가는 묘미를 주기도 한다.

여기에 재즈, 클래식, 전통음악 등 다양하게 변주된 음악은 무대 분위기를 완벽하게 살려낸다. 몰아치는 템포의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타악기의 선율은 극의 긴장감을 높이며 관객을 자연스럽게 옛 궁궐의 밤풍경으로 안내한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관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민간예술단체 우수공연 지원사업 선정작으로, 공연예술 문화나눔 '공연 함께 보기'로 일부 객석을 문화소외계층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032-320-6456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