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에게 기회 주고파 … 그들과 함께 마지막 도전"
컴필레이션 앨범 '흔치 않은 노래들' 발매


한국의 3대 저항가수, 포크계의 대부 양병집이 돌아왔다.

한대수, 김민기와 함께 한국 3대 포크계의 신화로 불리는 양병집이 지난 15년 간의 침묵을 깨고 '흔치 않은 노래들(A FEW GOOD SONGS)'이란 타이틀의 컴필레이션 얠범을 들고 팬들을 찾아왔다.

양병집은 "어린 아이돌 가수들에게만 관심을 두는 대형기획사들의 제작 관행과 팬들, 그리고 인디씬에 범람하는 미성숙한 음악인들 사이에서 오랜 음악적 내공을 지녔음에도 한국적 대중문화의 환경과 내성적인 성격(?)들 때문에 스스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 그리고 본인도 그들과 함께 마지막 도전을 하고 싶어서 였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그는 이번 앨범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한 앨범에 15곡이라고 하는 방대한 양의 음악들을 수집·녹음하다보니 7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앨범에 참여한 사람들은 초등학교 교사, 종합병원 재무팀장, 웹디자이너 등 직장인들이지만 실력은 프로급이다. 양병집이 홍대 앞 길거리에서 발견해 참여한 음악인들은 물론, 들국화 출신의 조덕환과 하찌등 이미 대중과도 친숙한 아티스트들도 눈의 띈다.

3번 트랙의 '종이배'는 요즘 젊은이들의 스펙쌓기에 대한 심경을 잔잔한 시어로 표현하고 있다. 5번 '앞좀보소'는 너도 나도 핸드폰을 보며 걸어다니는 사람들의 각종 사고 위험성을 노래했으며, 6번 '이 어려운 세상에'는 한 직장인의 시각에서 그들의 애환을 전통적인 포크풍 음악으로 펼쳐내고 있다.

12번 '거기있어줘'는 사랑노래이기는 하나 70년대 포크락의 대가 이장희의 친동생이 아트록이라는 장르의 음악을 시도한 곡이다. 14번 '타인의 거리'는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고독감을 브리티시락 사운드로 표현했고 15번 트랙의 '내 인생 꿈만 같던 시절'은 젊은 날의 황금시절을 떠나보낸 중년 이후 사람들의 인생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을 양병집과 조덕환이 듀엣으로 노래했다.

인천 출신의 중견시인 신현수씨의 시에 멜로디를 붙여 담담히 노래한 '우루무치의 사랑', 스티비 원더를 연상케하는 소울풍의 '가로등' 등 정말 '흔치 않은 노래들'로 가득하다.

양병집은 앞서 동서남북, 16년차이, 손지연 등 음악매니아들 사이에 실력파 밴드 또는 가수들의 음반을 기획, 제작하는 등 왕성한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

'내 인생 꿈만 같던 시절은/ 다 지났나 그대 나 묻고 싶네/ 내 인생 꿈만 같던 세월은/ 다 떠났나 그대 나 묻고 싶어/ 내 이팔청춘 시절 오래 전 지난 지금/ 내 황금 같던 시간 떠나 가버린 지금/ 내 사랑하던 님은/ 어디로 떠나갔나 그대 나 묻고 싶네/ 내 진정 사랑하던 당신 모습/ 어디 있나 그대 나 묻고 싶어/ 이제는 영영 떠나버린 그대 생각해본다/이제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 그대 그리어 본다.'(노래 '내 인생 꿈만 같던 시절은')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