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세상을 바꾸기 위한 것"

대나무는 예전부터 올곧음, 기개, 강직함을 상징해왔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사용했던 문방사우에 대나무가 유독 많이 쓰였던 이유도 이런 연유에서다.

경기도의회에서 만난 양근서(더민주·안산6)의원은 마치 한 겨울에도 변치 않을 대나무 같은 사람이었다. 부러지더라도 굽히지 않고 갖은 세파에도 항상 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은 강직함이 느껴졌다.

부드러운 외모속에 활화산 같은 추진력을 가진 전형적인 외유내강의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양근서 의원을 만나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함께 되짚어보고 앞으로 가고자하는 길을 미리 내다봤다.

▲예산성과금으로 최대액수인 2000만원을 받았는데.


-쑥스럽지만 지방의원들이 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된 것 같아 개인적으로 뿌듯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지방자치단체들의 가장 큰 고민이 지방재원 확보인데 도의원도 선출직이긴 하지만 포괄적 범주안에서는 공무원 아니겠냐. 의회가 집행부를 견제하는 역할도 충실히 하지만 도의 새로운 세수원을 확충해 줄 수도 있다는 새로운 측면이 부각된 듯 하다.

사실 이번 사례는 경기도의회가 OB라는 대기업을 상대로 법적인 분쟁을 벌여 이긴 바람직한 예시다. 이번 사례가 밑바탕이 돼서 경기도가 좀 더 다양한 세수원을 확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양근서 의원은 강성이라고 분류하던데.

-그런말을 가끔들을 때마다 강성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주장이 없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내가 강하게 주장하지 않으면 온건하다는 표현을 듣겠지만 마음속에 있는 것을 숨기는 것은 결국 처세밖에 되지 않는다.

양근서는 강하다고 하는데 대체 어떤 것이 강하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정치인이 된 이후 공적인 일처리에 있어서 엄정하고 공정하자는 기조를 가지게 됐다.

다수의 의견이라고 올바른 것을 포기 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냐. 특정되거나 쟁점되는 현안과 마주쳤을 때 공명정대함을 먼저 고민하게 되고 이런 점들이 주변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충돌되다 보니 강성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듯 하다.

기자 출신 도의원인데.

-대학을 다니면서 일명 운동권 학생이었다. 1987년도 즈음에 민주화 운동 바람을 타고 폐간됐던 언론들이 재창간하면서 언론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대학 시절 열심히 사회 운동을 했던 것도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였기에 언론고시를 준비했다.

김준배 선생님같은 투사형 언론인을 롤 모델로 언론사의 문을 열심히 두드렸지만 방송·신문 등을 통틀어서 12번이 넘게 떨어진 것 같다. 마지막에 합격한 곳이 광남일보다. 공채 2기로 7년간 기자생활을 했고, 시민의 소리라는 언론사를 창설하기도 했다.

2007년 천정배 의원의 국회보좌관으로 일하게 된 것이 처음 정치에 발을 딛게 된 계기가 됐고 2012년 보궐선거를 통해 본격적으로 정치를 시작하게 됐다.

도의원으로서 가지고 있는 신념은.

-정치는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있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진취적으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 일을 해야되는 사람이다. 쉽게 말해 첨병이다. 때문에 일반 직장인이나 사업하는 사람과 생각자체가 달라야 한다.

시민들에 의해 권력을 쥐게 됐기 때문에 이 칼자루를 악용해서는 안된다. 권력을 악용하면 세상에 재앙을 가져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큰 권력을 가질수록 공적책임감과 공인으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 도의원으로서 가진 권력을 공익을 위해 넓게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보람있는 일은 무엇인가.

-가장 보람된 일은 아무래도 생활임금 관련한 조례를 발의한 것 아닐까 싶다. 지방정부에서 최초로 시행해 전국적으로 시행된 사례다.

최저임금이 있는데도 이것만 가지고는 실질적으로 생활을 영위할 수 없고 터무니없이 적다. 생활임금 조례를 발의했는데 김문수 도지사 시절이다보니 두 번 거부됐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관철 시켜서 조례를 통과시켰고 2014년도 지방선거 때 새정치연합의 지방선거 생활정치공약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행보는.

-현재 남지사한테 의원내각제 제안을 해놓은 상태다. 남지사에게 전폭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받았다.

법적인 해석을 충분히하고 구체적인 조례까지 만들어 추진할 계획이다. 후반기 원구성이 되는데로 의원내각제 추진에 속도를 낼 생각이다. 내각에 참여해 행정적인 일도 경험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글 문완태 기자·사진 김수연 기자 my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