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선 출판금지, 북한에선 유폐신세
9~11일 종합문예회관 소공연장

조선 최고의 '모던보이' 시인 '백석'을 아시나요.

인천종합문예회관이 일제강점기 모던보이의 삶을 추구했던 시인 백석의 삶과 꿈을 무대에 올린다.

오는 9~11일 인천종합문예회관 소공연장 무대에 오르는 '백석우화'는 회관의 자체 기획 브랜드 공연 '스테이지 149'의 '연극선집' 첫 작품이다. 실종된 시인 백석의 행적을 찾아가는 연대기적 드라마로 지난해 대한민국 연극대상 작품상과 연기상, 동아연극상 등을 받은 작품이다.

백석은 1912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나 '모던보이'로 누구보다 화려한 젊은 시절을 보냈다. 천재 시인으로 통하는 그는 친일을 거부하기 위해 절필했고 한국전쟁 후에는 이데올로기에 종속되는 시를 쓰지 않기 위해 번역에 몰두했다.

고향이 북이라는 이유로 월북시인이 아님에도 남쪽에서는 출판금지 대상이 되기도 했다. 정작 그는 북에서 동요와 번역시를 써 사회주의 사상에 투철하지 못한 부르주아로 몰려 삼수갑산 집단 농장에 유폐돼 여생을 보냈다.

연극은 천상시인 백석이 삼수갑산 집단농장에서도 낙천적인 자세를 잃지 않고 민중과 함께 자연과 벗하며 살았던 모습을 추적한다. 세상이 아무리 가혹해도 동심을 잃지 않고 유머와 위트를 풀씨처럼 퍼뜨리며 살았던 그의 삶은 새로운 깨달음과 감동을 준다.

백석의 대표 시로 알려진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비롯해 남쪽의 시인들에게 열등감을 준 명시 '남 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 '여우난곬족' 등 주옥같은 시들이 판소리, 정가, 서도소리와 같은 우리 소리에 얹혀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이번 공연에선 '효(孝)이벤트'와 '공연 알고 보기'의 일환으로 '백석 관련 서적 소지자 할인 이벤트' 등을 마련, 보다 쉽게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목요일 오후 2시·금요일 오후 8시·토요일 오후 3시 공연, 2만 원, 1588-2341, 1544-1555, 032-420-2731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