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생존학생·형제자매 속내 담은 인터뷰집
▲ <다시 봄이 올 거예요>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창비
352쪽, 1만5000원

세월호 참사에서 살아남은 단원고 학생들과 어린 나이에 형제자매를 잃은 유가족들이 세월호참사 2주기를 맞아 자신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들려준다.

새책 <다시 봄이 올 거예요>(창비·352쪽)는 세월호 생존학생과 형제자매들의 최초 인터뷰집이다. 세월호 참사를 온몸으로 겪어낸 10대들의 이야기인 이 책은 참사 당시에 생존한 단원고 학생 11명과 형제자매를 잃고 어린 나이에 유가족이 된 15명이 털어놓은 2년여 삶의 구술이다.

이 책의 출간을 위해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이하 작가단)은 서울과 안산을 수십차례 오가며 세월호 가족과 형제자매, 단원고 생존학생을 만났다. 그들과의 인터뷰를 수백분 분량의 녹음파일로 담아냈다.

이 책에 실린 26편의 인터뷰는 참사 당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사건 당사자'의 구술이자 진상규명활동에서 조연으로만 등장해온 '어린 유가족'의 또다른 선언이다.

개인의 살아 있는 증언으로서도 소중하지만, 생생한 육성과 날것의 감정을 오롯이 담아냈다는 점에서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잇는 또하나의 세월호 기록이다.

주목할 점은 구술자들이 '세월호세대' 즉 10대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아 미안하다"라는 표현은 지난 2년여간 전국에서 외쳐진 구호였다.

작가단은 생존학생·형제자매 인터뷰를 거치며 이 구호를 외치는 기성세대가 그럼에도 왜 여전히 어린 존재들의 의견을 묵살하는지 의문을 품은 데에서 집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제1부 '나는 무엇을 잃어버렸나'엔 그들이 겪은 참사 당일의 경험 그리고 참사 이후의 일상이 담겨 있다.

그들의 슬픔과 죄책감은 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일상 곳곳을 지배한다. '나만 살아나왔다'라는 자책감, 혹은 '엄마아빠도 힘든데 나까지'라는 지레짐작으로 그들은 선뜻 속내를 털어놓지 못했다. 대화상대를 찾지 못해 묻어두었지만 말하고 싶었고 결국 입을 열게 된 10대들의 이야기는 그것 자체로 많은 울림을 준다.

제2부 '이름의 무게'는 '살아 돌아온 사람'(생존학생) '유가족'(희생학생의 형제자매)이란 이름을 그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무게감을 전혀 상상하지 못한 이들의 당혹함이 이야기 곳곳에 배어 있다. 학교에서 혹은 거리에서 자신의 이름이 지닌 무게를 실감하는 순간들, 하지만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상황들이 이어진다.

참사를 겪으며 경험한 여러 다양한 사람과의 관계맺기는 구술자들의 삶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제3부 '우리는 새로운 여행을 시작합니다'는 구술자들이 맞닥뜨린 또다른 세상에 대한 기대와 불안을 담고 있다.

세월호 이후 2년, 그들의 관계는 크고 작게 변화해 왔다. 잃어버린 친구를 애도하며 자신의 우정을 되새겨보기도 하고, 다시 누군가를 새롭게 만나야 했다. 가족 안에서는 자신의 달라진 역할을 실감하며 이제는 누군가를 돌봐야 하기도 했다.

관계의 변화는 그들이 살아갈 세상에 대한 기대와 불안과 겹치면서, 그들이 발디딜 새로운 여행의 모습도 바꿔놓았다.

생존학생과 형제자매는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떤 사람으로 커나가야 할까라는 질문에 그들 스스로 내리는 답이 한편으로는 뭉클하게, 다른 한편으로는 뿌듯하게 다가온다. 1만5000원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