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이 이렇게 되자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복개를 요구하기에 이르렀고 급기야는 집단행동을 벌이면서까지 악취-해충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빗발쳐 복개를 하기로 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상류에 자연수원이 없어 유량(流量)이 부족한데다가 하천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말았다는 점에서 볼 때 이를 복개한 다음 여기에 녹지 및 체육공원 등을 조성하려는 인천시의 계획은 불가피한 선택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하천을 죽이는 구시대적 발생”이라고 반론을 제기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첫째 전국적으로 하천살리기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대조를 보이고, 둘째 상수원의 물을 막는 등 무분별한 개발로 하천을 썩게 만든 행정당국이 그 책임을 회피하려고 주민의 민원을 내세우고 있으며, 셋째 하천이 썩게 되면 궁극적으로 소래포구 등 인천앞바다도 영향을 받게 된다는게 그 골자다.
앞으로 인천시와 환경단체간의 견해차가 너무 커 논란은 불가피하겠지만 소모적인 언쟁보다는 삶의 질 향상에 논의의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우리는 만수천 복개를 둘러싼 논란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런 과정을 통해 시민들은 구체적인 환경문제에 보다 깊은 관심을 기울일 것이며 환경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양쪽의 주장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 만수천을 복개한다는 것은 꼭 외국의 예를 들 필요도 없이 설득력이 없다.
만수천을 이름 그대로 물이 흐르게 해야 한다. 수질정화는 물론 물고기와 야생조류까지 끌어들여야 한다. 자연은 사람이 가꾸기 나름이다. 보전이 개발보다 중요하다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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