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밴드 '부활' 매니저 독백서 … 은퇴 후 보육원생 골퍼 육성도
▲ <나는 매니저다>
백강기
멘토프레스
255쪽, 1만5000원

흔히 대중문화를 '삼류문화'로 부르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문화를 일류, 이류, 삼류로 구분하는 것은 저급한 판단이다. 문화는 인간의 생활양식으로 모든 문화는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새책 <나는 매니저다>(멘토프레스·255쪽)는 꿈을 현실로 만드는 한 매니저의 독백보고서다.

이 책은 '매니저'에 대한 통념을 깨는 것으로 시작한다.

학창시절부터 '비틀즈'의 매니저인 브라이언 엡스타인을 꿈꾸던 저자 백강기(1956년생)는 1984년 '디엔드'의 리드기타리스트 김태원을 운명적으로 만난다. 이후 12년간 락밴드 '부활'과 함께 하며 앨범제작과 공연기획을 주도하는 열정적 매니저의 모습을 보여준다.

책의 1부에선 김태원과 함께 한국 락의 삼국시대를 헤쳐온 락밴드 '부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디엔드'에서 팀명칭을 바꾼 사연, 초대싱어 김종서의 비밀영입과 탈퇴, 후임으로 들어온 보컬 L군과 비운의 천재보컬 김재기에 얽힌 이야기, 그리고 김현식, 신해철에 관련된 에피소드도 흥미롭게 전개된다.

또 마이클 생커, 피터 그랜트 등을 운운하며 '노이즈 마케팅'을 십분 활용해 어떻게 무명 락밴드 '부활'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는지 서술하고 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쇼비즈니스계 은퇴이후 시작된다. 2부에서 저자는 아들(백현범)과 함께 충청보육원, 제주보육원, 안양보육원 3곳을 돌며 골프라는 큰 강(프로골퍼)을 건너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골프이야기의 첫 단추는 조카 백세라(구옥희가 내제자 1호로 삼으려 했던 골프유망주)의 죽음에서 풀어내고 있다. 훗날, 고교시절 박세리와 맞수이던 백세라가 '수호천사'가 되어 어떻게 아들의 골프에 기적(?) 같은 행운을 안겨주었는지 이야기도 흥미롭게 전개된다.

이 책은 역시 막연한 꿈, 희망을 어떻게 현실화시키는지 그 구체적 방법들이 제시하고 있다.

고물상에서 우연히 발견한 벤 호건의 현대골프교습서 '모던 골프'가 주는 위력, 더불어 월터 하겐과 보비 로크의 퍼팅훈련법을 과감히 보육원아이들에게 적용해 가르치는 기지 또한 발휘한다.

아들도 이런 훈련법을 적용해 훗날 큐스쿨 3차프로테스트에서 빛나는 퍼팅실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술회한다.

홍수환(전 WBA밴텀급 챔피언)은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작은 불씨'와 같은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책"이라고 평했으며 조건진(KBS 아나운서)은 "세상은 꿈꾸는 자가 이룬다는 진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