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취준생 '적극적'…중앙선관위 전화면접 63.9% "반드시 하겠다"

4일 오전 수원역 인근, 등굣길에 나선 대학생들이 파란색 옷을 입은 선거운동원들 사이를 빠른 발걸음으로 지나친다. 연인으로 보이는 20대 초반의 젊은 남녀는 40대 아줌마 선거운동원들의 호소에도 눈길도 주지 않는다.

이들 사이로 지하철역으로 뛰어가던 대학생 김모(27)씨를 붙잡고 "이번 총선에서 투표를 할거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는 "4월 둘째 주면 중간고사기간이고, 선거일이 법정휴일이어서 집에서 쉬거나 시험공부 할 예정이다"며 "취업준비하기에도 바쁘다"고 짧은 답변을 한뒤 지하철역으로 뛰어갔다.

수원역 분당선 입구에서 만난 대학생 전모(23·여)씨도 김씨와 같이 선거에 무관심했다.

그는 "모처럼 평일 쉬는 날이라 친구들과 놀러가기로 약속했다"며 "친구들을 만나기전에 투표를 하면 좋겠지만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의 선거에 대한 냉냉한 분위기에도 수원 아주대, 경기대, 용인 한국외대 총학생회나 학교측은 학생들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운동이나 캠페인조차 준비하지 않고 있다. 반면 대학을 졸업 한 상태이거나 취업준비 중인 청년들은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이날 오후 12시쯤 아주대학교 앞 삼거리는 점심시간을 맞아 쏟아져 나온 학생들로 가득했다. 이 학교 앞은 취업관련 포스터가 넘쳐나면서 선거포스터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 곳을 지나던 김모(27·성남거주)씨는 "학생 때는 투표에 큰 관심이 없었다"며 "지난해 대학을 졸업해 사회활동을 시작하고 보니 좋은 정책을 내놓은 후보들에 대해 관심이 생기기 시작해 나의 한 표로 불신을 산 정치인들을 가려내고 싶다"고 말했다.

졸업 후 취업준비 중인 박모(27·여)씨는 "학생 때는 학교생활 등으로 총선에 관심이 없었다"며 "취업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일자리 정책을 내놓은 후보자들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20대 총선을 8일 앞두고, 20대 대학생들은 여전히 선거에 무관심한 반응을 보인 반면 대학을 졸업한 20대 후반은 적극적인 투표의사를 밝혀 실제 투표 참여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1~22일 전국 만 19세 이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조사를 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p) 응답자 10명 중 6명 이상인 63.9%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했다.

이중 적극적 투표 의사를 밝힌 20대가 55.4%, 30대 59.6%, 40대 63.2%, 50대 65.4%, 60세 이상 72.8% 등이다.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을 한 20대는 19대 총선(36.1%)보다 19.3%p, 30대는 19대 총선(47.1%)보다 12.5%p 상승했다. 50대와 60대는 2~4%포인트 감소했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얼미터도 3월 5주차(28일~4월1일)로 전국 성인 2528명을 대상으로 제20대 총선 연령대별 투표 의향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적극적 투표 의향 층으로 40대가 64.4%로 가장 높았고 30대 62.9%, 20대 60.6%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대 이상 연령층은 50.0%로 투표 의향이 가장 낮았고, 50대는 53.5%으로 그 다음 순이었다. 2040세대가 적극적 투표의사가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도선관위 관계자는 "계층을 떠나 모든 연령층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해주길 바란다"며 "공정한 투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