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성공·실패사례 분석
▲ <지역 만들기의 정치경제학>
오카다 도모히로 지음
양준호·김우영 옮김
한울엠플러스
312쪽, 3만원

<지역 만들기의 정치경제학>(한울엠플러스·312쪽)은 일본의 대표적인 지역경제학자인 오카다 도모히로의 지역 만들기 이론을 담은 책이다. 일본의 지방자치 역사와 함께 지역경제정책의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치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지역개발정책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지역을 투자 대상으로 바라보는 기업과 자본인지, 지역에서 삶을 영위하는 주민인지에 대한 근본 물음을 던진다.

오카다씨는 기업과 자본을 유치하기만 하면 지역경제의 모든 과제가 해결될 것이라 보는, 이른바 '외부요인 만능주의'의 허구를 30년이란 긴 세월에 걸쳐 치밀한 실증적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그의 연구는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의 지역개발정책에도 큰 시사점을 준다. 그는 몇십억달러 투자유치, 다국적 기업의 입주 등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된다고 믿는 지역개발은 낡은 정책이라고 말한다.

세계 경제 변동에 따라 어느 지역으로도 옮겨갈 수 있는 외국기업에 지역의 미래를 맡기는 게 아니라 지역에 특화된 산업을 통해 지역 주민 스스로가 투자에 참여하고, 또 그 수익이 다시 지역으로 되돌아와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의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의 고용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활용해온 대표적인 정책 수단은 공공투자와 기업 및 공장유치였다. 이는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다국적 기업에 선택받는 것이 최고의 지역개발정책이라고 여겨졌다.

이런 정책은 아직도 진행 중인 듯 보이기는 하지만 일본에서는 대규모 자본유치 이후 지역이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이러한 지역개발의 허상을 짚어내는 반성 또한 커졌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도 많은 지역에서 '경제자유구역' 같은 입지정책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 외부기업유치 투자효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지역 외부로 수익이 유출되고 보조금 지급과 투자유치 경쟁 등으로 지방재정은 어려워졌으며 지역 내 기업과 주민에게 이익이 돌아오는 '낙수효과'는 일어나지 않았다.

저자 오카다 도모히로는 지역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 지역에 축적된 자금이 매년 일정 수준으로 그 지역 내부에 반복해서 투자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수익이 생기더라도 그것이 기업의 본사가 있는 수도권으로 유출된다거나 해외로 유출되어 수익이 지역 내에 다시 투자되지 못한다면 지역경제의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역의 성장은 주민이 투자의 주체가 되어 이익을 만들어내고 그 이익이 지역에 재투자될 때 지속될 수 있으며 이것이 '지역 내 재투자론'이다. 양준호·김우영 옮김, 3만원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