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그만큼 저소득층이 가중되지만 뾰족한 대처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가난한 백성은 참으로 살기 힘든 세상인가 보다. 병마에 시달리고 치료를 받을 길을 찾지 못해 남모르게 고통을 당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으로 짐작되니 말이다.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가 최근 인천지역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대상자 1천9백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복지만족도 및 욕구조사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생활하는데 가장 큰 문제로 간병 및 치료(41.1%)를 첫째로 꼽았고 그 다음이 실직(16.3%), 주거(13.2%) 등의 순위로 나타났다. 간병 및 치료가 국민의 건강, 나아가 생명과 직결된 중요한 현안문제임을 감안할 때 이런 조사 결과는 당연하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특히 응답자의 80.7%가 현재 사회복지 시설을 이용하지 않고 있고, 그 이유로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23.3%), 거동이 불편해서(20.8%), 별 도움이 안돼서(14.4%)라고 응답했다니 딱한 노릇이다.
어느 의료보호대상자가 내뱉는 볼멘소리는 저소득층이 처한 현실을 숨김없이 지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병원에서 진료순서가 뒤로 밀리기 일쑤이고 약국에선 약처방에 적힌 약이 없다고 핑계로 쫓겨난 게 한두번이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경우 의료기관을 찾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세계보건 2000"에 따르면 한국은 태국 말레이시아 보다 훨씬 뒤진 나라로 평가됐다. 의료 후진국이란 오명이 붙은 것은 의료시스템 전반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선진국 수준으로 의료시설을 늘리고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일이다. 그동안 시민의 어려움과 안타까움을 얼마나 성실하고 정확하게 읽었는가. 인천시 관계자들에게 던지는 물음이다. 의료사각지대는 결코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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