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형식 전개 다양한 인간심리 조망

그리스 신화는 신들의 이야기다. 그렇지만 그 속엔 인간사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그리스 신화 속의 신들은 결코 지고지상한 모습이 아니라 지극히 감정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신들의 신이며 최고의 권력자인 제우스는 바람의 제왕이며, 제우스의 부인이자 최고의 여신 헤라는 질투의 화신이다. 또 최고의 영웅인 헤라클레스는 다혈질에 분노조절장애가 있었고, 사랑의 신인 큐피드는 마마보이여서 프시케가 사랑 때문에 맘고생은 물론 온갖 고생을 다하게 만든다.

수천 년이 흘러도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가 우리를 사로잡는 이유는 그것이 상징적인 인간의 역사이며, 우리의 무의식을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안에 존재하는 '원형'이라고 불리는 더 이상 나눠지지 않는 원초적인 심리학의 조각들이 그리스 신화에는 고스란히 담겨 살아 움직이고 있다. 우리 마음속의 원형으로는 탐욕, 분노, 집착, 사랑, 배신, 의존, 독립심, 상실감, 공명심, 권력욕, 겸허 등 다양한 모습이 존재한다.

신화 속에는 사랑의 열병에 빠진 자, 사랑을 배신하는 자, 다른 이를 위해 희생하는 자, 타인을 치유하는 자 등등 수많은 우리 마음속의 원형들이 신화 속의 인물들을 통해 나타나기 때문에 우리는 신화에 동일시하고 공감하게 된다. 우리는 현대라는 공간에 살고 있는 그리스 신화 속의 주인공들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그리스 신화는 인간 심리의 모든 것을 모아 놓은 심리학 백과사전이자 최고의 심리학 교과서라 할 수 있다.

새책 <심리학으로 읽는 그리스 신화>(보아스·304쪽)는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 내면에 감춰진 다채로운 인간의 심리들을 조망하며 '내 안의 나'를 들여다보도록 이끌어 주는 책이다.

이 책은 복잡한 그리스 신화 이야기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쉽고 재미있게 전개해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본 것처럼 그리스 신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이 책의 각 장은 삼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1만4000원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