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관광지입니까? 아니면 쓰레기장입니까? 이런 곳에서 정말 음식을 만들고 팔았다는게 의심됩니다"

설명절 이전에 취재를 위해 통일동산 주차장에 위치한 통일휴게소를 찾은 기자는 할말을 잃었다.

관광객을 상대로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이 그야말로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기 때문이다.

음식 저장 창고에는 쥐의 배설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주방은 온갖 구정물과 쓰레기가 가득한 곳, 파주시가 자랑하는 1000만 관광지의 현주소를 보는듯 했다.

하지만 이곳을 관리해야 하는 파주시설관리공단은 '나 몰라라'였다.

해마다 입찰절차를 거쳐 임대비를 받아온 공단이 돈만 받고 관리는 엉망인게 들통난 셈이다.

"저희도 내부를 제대로 들여다 보지 않아서 이렇게 더럽고 위생상태가 엉망인지 몰랐습니다. 정리하면서 나온 쓰레기가 5t이나 됐다"는 공단관계자의 말에서 그동안 얼마나 관리가 허술했는지를 느낄수 있었다.

이렇게 공단이 허술하게 관리하다보니 임대받은 낙찰자가 휴게소를 제 3자에 불법으로 월세를 받고 전매하는 일까지 수년동안 계속됐지만 공단은 최근에서야 파악하고 사태수습에 허둥지둥댔다.

이밖에도 취재과정에서 밝혀진 통일동산 주차장내 자유로 극장, 카트경기장을 수천여만원에 16년동안 개인에게 수의계약으로 계약한 것은 특혜라고 할수 있다. 또 시설물을 임대하면서 공단이 계약자들에게 고지한 특약사항은 '갑질중에 갑질'이다.

일부 법조인들은 "매우 불합리한 조항으로 상호간 소송이 진행된다면 오히려 불리한 족쇄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파주시는 사정이 이런데도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파주시는 해마다 통일동산과 임진각 등 안보관광지를 찾은 관광객이 100만명이며 대한민국 대표 관광도시라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면에는 부끄러운 자화상들이 가득 드리워져 있고 관광행정과 관리도 엉망이다.

다만 늦은 감이 있지만 그릇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또 잘못된 수의계약도 내년부터는 입찰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결심을 내린 공단의 선택은 다행이다.

더불어 적극적인 파주시의 관광행정이 필요한 시기다. 관광은 굴뚝없는 산업이자 미래의 먹거리라고 볼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상품을 팔기 위해서는 포장지도 중요하지만 내용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공단은 잊지 말아야 한다.

1000만 관광도시에 걸맞는 공단과 파주시의 투명하고 깨끗한 관광지 관리를 기대해 본다.


/파주=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