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비하발언 … 후원사 "관계 끊자"

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38)가 동성애자 비하발언으로 궁지에 몰렸다. 파키아오를 후원해 온 스포츠용품 업체 나이키사는 "성(性) 소수자 비하를 혐오한다"며 관계를 끊겠다고 발표했다.

나이키는 18일(이하 한국시간) "파키아오의 (성소수자 비하) 발언은 혐오스럽다"며 "나이키는 어떠한 종류의 차별에도 강력하게 반대한다. 또한 LGBT(성 소수자,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를 오랜 시간 지지하고 후원했다"고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발단이 된 건 16일 필리핀 지역 방송 'TV5'와 가진 인터뷰였다. 파키아오는 "남자와 여자가 짝을 맺는 건 상식이다. 동물도 수컷과 수컷, 암컷과 암컷이 만나지는 않는다. 동물은 최소한 암수를 구별할 줄 알아 우리보다 낫다"고 발언했다.

여기에 파키아오는 "남자와 남자가, 여자와 여자가 결혼하면 그들은 동물만도 못하다"고 수위를 높였다.

복싱 8체급을 석권한 파키아오는 필리핀이 자랑하는 영웅이다. 링 위에서 쌓은 명성을 발판으로 현재 필리핀 하원의원으로 활동 중인 파키아오는 올 5월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한다.

필리핀은 인구 80%가 가톨릭 신자며, 동성애 결혼이 불법이다. 이를 놓고 필리핀에서는 찬반 양론이 대립하고 있다. 파키아오의 이번 발언이 필리핀 보수 성향 유권자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논란이 커지자 파키아오는 "동성애자들을 동물과 비교해 상처를 줘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나이키는 파키아오와 계약이 끝났다고 선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