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현근 칠링키친 대표 인터뷰


연세대 국제캠퍼스서 '푸드트럭' 운영
저렴한 가격대 간식 판매
요일별 문화 이벤트 제공
창업 노하우 공유 계획도


"낭만이 사라진 캠퍼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싶었어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에는 '문화를 파는 푸드트럭'이 있다.

대학 내에 학생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이 안타까웠던 함현근(32·서강대·사진) 칠링키친 대표가 그 주인이다.

학생들을 위한 '푸드트럭형' 복합문화공간을 기획한 함 대표는 '여유롭게 즐긴다(Chilling out)'는 의미와 '요리하는 주방(Kitchen)'을 합친 '칠링키친(Chilling kitchen)'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학교로 향했다.

"치열하게 사는 학생들이 캠퍼스 문화를 즐기면서 여유를 되찾았으면 해요. 너무 삭막하잖아요"

그는 '먹을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 삼박자를 고루 싣고 달리는 트럭을 꿈꿨다.

학생들의 지갑 사정을 고려해 저렴한 가격대의 간식거리를 요리하고 요일별로 각기 다른 구성의 문화 프로그램 만찬을 차렸다.

버스킹 동아리를 초대해 거리 공연을 하고, 야간에는 영화를 상영하면서 플리 마켓, 강연회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또 비디오 게임기로 축구 게임 대회를 열어 승자에겐 메뉴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그의 젊은 감성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는 삽시간 빛을 발했지만, 활기 넘치는 캠퍼스를 시샘이라도 하듯 날씨는 점점 추워졌고 눈비에 젖은 캠퍼스는 인적이 드물었다.

모든것이 처음이었기에 푸드트럭에 치명적인 날씨라는 변수를 대처하는 법부터 식자재 관리방법까지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험난했다.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함 대표는 여전히 열정이 넘쳤다. 졸업을 앞두고 취업이 아닌 창업을 선택하면서 그는 '대학생'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안정적인 직장을 원한다며 취업만 붙들고 준비하는 건 현명한 선택이 아닐지 몰라요. 자신의 인생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면 창업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어요"

그는 취업에 시름하는 대학생들이 '귀한'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이 꼭 안정적인 직장은 아니에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이 오히려 안정적인 삶을 살게 하죠. 그런 젊은이들에게 우리 사회가 좀 더 용기와 관심을 줬으면 좋겠어요"

함 대표는 예비 푸드트럭 창업자들에게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창업 인큐베이팅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혼자만의 성공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것'. 그가 마지막으로 전한 바람이다.


/김혜민 기자 kh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