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사무소의 '양해각서(MOU) 농간'에 인천공항공사가 놀아났다"

15일 인천공항공사와 인천공항출입국사무소간 '출·입국 심사장 보안관리 전담팀 창설' MOU 체결에 대해 상주기관들이 보이는 대체적인 반응이다.

출·입국심사장에 대한 부실한 관리 실태를 드러낸 인천공항출입국사무소가 인천공항공사를 동원해 호들갑을 떨며 어설픈 대책을 쏟아 내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보안 '가급' 시설인 인천공항의 출·입국 국경선 붕괴로 법무부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인천공항출입국사무소가 두번씩이나 항공보안에 구멍이 뚫렸지만 책임자 및 관련자 징계를 미루면서 방치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지난달 21일 중국인 부부는 3층 출국장 자동출입문을 통해 보안구역으로 들어가 출국심사대를 넘어 밀입국했다.

같은 달 29일에는 베트남인이 출입국사무소 직원들이 한창 근무하는 시간대에 자동입국심사대를 강제로 열고 도주한 바 있다. 사실상 눈을 뜨고도 구멍이 뚫린 셈이다. 상주 직원들은 인천공항출입국사무소 직원들의 근무기강이 무너져 보안에 구멍이 뚫리는 단초가 된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인천공항 현장 점검에 나선 날에도 보안구역인 입국장에 '전동 안마의자'를 내놓아 '기강해이'의 단면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MOU는 인천공항공사가 보안요원을 지원해 밀입국 방지를 수행한다는 것이 요지다.

양 기관은 국경관리의 중요성을 공감해 출입국심사장 보안강화를 위한 전담팀을 구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황 총리가 긴급 소집한 장관회의 후속조치로 마련한 대책이라지만 '보여주기식'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인천공항에서 CIQ 업무(세관·출입국 관리·검역)에 보안요원이 배치되는 경우는 처음이다.

인천공항공사는 보안요원 36명을 투입하는데 소요되는 연간 13억원 가량의 경비를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인천공항공사는 수백억원을 들여 자동 출·입국심사대 설치, 개방형의 유인 출입국심사대 앞에 강화 유리벽(펜스)을 설치한 폐쇄형 심사대로 시설을 개선했다.

인천공항출입국사무소는 예산도 확보하지 않고 유리벽을 설치하는 시설 개선을 이끌어 냈다.

인천공항공사의 보안요원 지원 MOU는 향후 심각한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인천공항공사는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주목을 받는 명성에 먹칠을 하고, 국제적 망신을 자처한 인천공항출입국사무소를 지원해주는 모양새가 됐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